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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 상

Posted November. 26, 2007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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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여왕 김연아(17군포 수리고)가 세계 피겨 역사를 새로 쓰기 시작했다.

김연아는 24일 러시아 모스크바 아이스팰리스 코딩카 빙상장에서 열린 20072008시즌 그랑프리 5차 대회 러시아컵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역대 최고 점수인 133.70점을 받아 전날 쇼트프로그램 점수(63.50점)를 합쳐 197.20점으로 우승했다. 197.20점은 김연아의 개인 최고 점수.

3월 일본 도쿄 세계선수권 쇼트프로그램에서 역대 최고점인 71.95점을 획득했던 김연아는 이로써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모두 세계 최고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특히 이번 대회 프리스케이팅 역대 최고점 작성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올 시즌 한층 강화된 채점 규정 때문에 대부분의 선수가 자신의 최고 점수에 크게 못 미치는 성적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달성했기 때문이다. 비록 세계 랭킹은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에 이은 2위지만 사실상의 피겨 챔피언은 김연아라는 사실을 선포한 것과 마찬가지다.

김연아는 이 대회 우승으로 3차 대회 차이나컵에 이어 연속 우승하면서 다음 달 13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을 확정지었다. 그랑프리 파이널은 그랑프리 시리즈 상위 6명만 출전하는 왕중왕 대회로 지난 시즌에는 김연아가 우승했다.

김연아는 그랑프리 파이널 2연패와 함께 꿈의 점수인 200점에 도전한다. 2004년부터 채점 규정이 바뀐 현재 피겨 점수 체제에서 여자 싱글 선수가 종합점수 200점을 넘긴 적은 아직 없다. 현재 최고점은 아사다가 2006년 NHK트로피 대회에서 기록한 199.52점.

하지만 아사다는 올 시즌 2번의 연기에서 180점대 점수에도 못 미쳐 200점에 도전할 선수로는 올 시즌 김연아가 유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피겨 연기는 규정 기술의 조합으로 이뤄져 있는데 김연아가 다른 사람보다 점수가 월등한 이유는 기본 점수에다 심판들의 판단에 따라 더해지는 가산점이 높기 때문이다. 김연아는 가히 가산점의 여왕으로 불릴 만하다. 같은 3회전 점프라도 김연아는 기술의 정확성, 도약의 높이, 공중자세 등에서 다른 선수보다 월등하다는 의미다.



김성규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