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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흑색선전 난무 비상상황

Posted November. 29, 2007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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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선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나.

과거와 비교해 돈 선거, 시민단체들의 불법 선거 개입, 지역감정 자극 등 선거 외형은 많이 개선됐다고 본다. 그러나 비방과 흑색선전 등 선거의 내용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일부 후보가 불법 집회에서 연설한 혐의로 사상 처음 선관위의 경고 조치를 받았는데.

국법 질서의 총책임자가 돼야 할 사람들이 탄생 과정에서 법을 위반한다면 법치주의를 어디서 찾을 수 있겠나. 헌법기관이 내린 조치의 무게를 그분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네거티브에는 언론과 국민도 책임 느껴야

네거티브 공세가 극심하다는 지적이 많다.

네거티브가 득표에 가장 유리하기 때문이다.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지 않나. 돈이나 시간, 노력이 드는 것도 아니고 한 방이면 선거 판도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여기에 매달리는 것 같다.

김 상임위원은 이 대목에서 네거티브는 제기하는 사람들만이 아닌 언론과 국민 모두가 책임을 느껴야 할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미국의 26대 대통령인 시어도어 루스벨트나 영국의 윈스턴 처칠도 한국에서라면 한 방에 갈 수 있는 잘못이 많았지만 선거 쟁점으로 부각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정책선거가 안 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정당이 정책을 갖고 국민에게 호소할 수 있는 체제가 돼야 한다. 그런데 정당이 4, 5년 만에 바뀌니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각 당이 100대 정책을 내놓는데 후보자들은 그 정책을 제대로 아는지 모르겠다. 표가 되겠다 싶으면 즉흥적으로 발표하는 정책도 많다. 공당()이라면 책임감을 가져야 하고 국민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남은 기간 중점적으로 관리할 사항은.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역시 비방과 흑색선전이다. 특히 인터넷을 통한 비방흑색선전에 비상이 걸려 있다. 사이버단속반 1000여 명을 투입해 선거운동 개시일인 27일 전까지 하루 평균 300여 건의 게시물을 삭제했다. 가만히 뒀더라면 인터넷이 온통 도배됐을 것이다.

젊은 누리꾼들, 정책에 관심을

과잉 단속 논란도 있다.

몇몇 국회의원이 찾아와 항의하기도 했다(국회 행정자치위원회 소속 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은 선관위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탈세에 대한 조사를 청원하는 누리꾼들의 인터넷 사이트를 폐쇄한 데 대해 20일 선관위를 항의 방문했다). 사실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전체 글 중에서 일부 문장만 비방흑색선전에 해당할 때 어떻게 할 것인가가 그렇다. 그러나 밥 한 그릇에 독이 조금 들어 있다면 그 밥 전체가 독밥인 것이다.

누리꾼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면.

후보 발언의 말꼬리를 잡는 것보다 정책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젊은 학생들이라면 일자리를 만들 방법이 뭐가 있느냐고 따지고 물어야 한다. 후보자들은 표를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국민이 정책에 관심을 가지면 후보들도 관심을 갖게 된다.

2002년 대선과 비교할 때 관리의 어려운 점은.

솔직히 그때와 비교하면 관리가 어렵지 않은 편이다. 어느 진영에나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처럼 죽기 살기로 선거운동에 나서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오히려 이제 선거 끝난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아 투표율이 떨어질까 봐 걱정이다.



장강명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