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30CJ사진)는 눈이 퉁퉁 부은 데다 충혈까지 돼 있는데 어깨를 다쳐 며칠째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 김미현(30KTF)은 무릎과 어깨에 테이핑을 했고 팔꿈치가 아파 공을 칠 때마다 심한 통증에 괴로워했다.
그래도 이들은 한국여자프로골프의 맏언니로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는 무거운 책임감에 아픈 몸을 돌볼 여유조차 없는 듯했다.
박세리와 김미현은 1일부터 이틀간 일본 후쿠오카 센추리CC(파72)에서 열리는 제8회 한일여자프로골프대항전에서 하루씩 나눠서 출전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주말 미국 올랜도 집에서 계단을 내려오다 넘어지면서 왼쪽 어깨를 다친 박세리는 이날 오른쪽 눈에 결막염까지 심해져 현지 안과를 찾았다. 29일 예정된 프로암대회에 출전하지 않고 간단히 샷을 점검한 박세리는 어깨가 나을 만하니까 눈까지 이렇게 되고. 하지만 대회 장소까지 온 만큼 무슨 일이 있더라도 뛰겠다고 말했다.
한국 팀 주장 김미현은 1라운드 출전 엔트리에서 빠졌으며 컨디션을 조절한 뒤 2라운드에 전력투구하기로 했다.
김미현은 몸의 왼쪽 부분이 다 아프지만 한일전만큼은 꼭 이기고 싶다고 다짐했다.
박세리의 첫 라운드 상대인 올 일본여자오픈 챔피언인 모로미자토 시노부는 일본이 최근 5개 대회에서 1무 4패로 부진한 데 대해 한국 선수들은 기량과 정신력이 뛰어난 데다 애국심에서도 우리보다 앞섰다. 올해만큼은 꼭 설욕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국내 투어의 강자인 안선주(하이마트)와 신지애(하이마트)는 일본에서 한국 킬러로 유명한 요코미네 사쿠라, 요네야마 미도리와 각각 맞붙게 됐다. 요코미네는 역대 한일전에서 5승으로 단 1패도 없으며 일본 주장 요네야마는 6승 1무 2패로 강세를 보였다. 한일전에 처음 출전한 안선주는 요코미네에게 첫 패배를 안겨 주겠다고 당찬 모습을 보였고 국내투어 9승에 빛나는 한국 팀 막내 신지애는 두 경기를 모두 이겨 언니들에게 칭찬받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