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 속에 사라지는 동대문야구장, 목동야구장이 대를 잇는다.
이르면 이달 중순 서울 동대문야구장이 철거에 들어간다. 대체 구장으로 목동야구장이 리모델링돼 내년 3월 재개장한다.
이에 따라 내년에 열리는 제62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등 전국 규모 아마추어 야구대회는 목동야구장에서 열린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협회는 최근 서울시 고위 관계자와 만나 이같이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대한야구협회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동대문야구장을 철거하는 대신 2010년 구로구 고척동 야구장이 세워질 때까지 아마추어 야구 경기를 열 수 있도록 목동야구장 리모델링을 제안했고 이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1989년 건설된 목동야구장은 1만6000명을 수용할 수 있지만 시설이 노후해 유소년, 직장인 야구 경기에만 사용돼 왔다.
서울시는 53억 원을 들여 목동야구장을 새롭게 바꾼다. 노후한 인조잔디와 조명시설, 관중석을 전면 교체한다. 좌중간과 우중간 담장 일부를 경기장 안쪽으로 당겨 관중석 사이 공간 2곳을 불펜 연습장으로 꾸민다.
외야 담장 벽에는 안전 쿠션을 붙여 선수가 부딪치더라도 부상당하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선수 라커룸과 대기실, 기자실 등도 설치된다.
서울시는 당초 동대문야구장을 지난달 철거하려 했으나 광진구 구의정수장 용지와 양천구 신월정수장 용지에 지어질 간이 야구장 건설이 늦어지면서 야구계와 갈등을 빚어 왔다.
간이 야구장 관중석 규모가 400석 남짓에 불과해 아마추어 야구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서울시 관계자는 구의 야구장은 현재 51%가 넘는 공정이 진행됐다. 이곳에서는 서울시 예선이나 동호인 경기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야구계와 서울시는 간이 야구장 건설 진척상황을 확인한 뒤 동대문야구장 철거 날짜도 이달 중순으로 앞당길 것으로 알려졌다.
황태훈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