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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 결단 - 실행력 있는 후보에 경제재건 맡겼다

NHK 결단 - 실행력 있는 후보에 경제재건 맡겼다

Posted December. 20, 20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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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외신들은 19일 한국 대통령선거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마자 약속이나 한 듯 이명박 후보의 압도적 승리(landslide victory)라는 첫줄 기사로 선거 결과를 긴급 타전했다.

일본 NHK, 미국 CNN 등 방송사들은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오후 6시 직후부터 이 후보의 당선을 기정사실화하며 비중 있게 다뤘다. 특히 6시부터 매 시간 뉴스에서 한국 대선을 톱뉴스로 다룬 NHK는 특파원들을 연결해 한나라당 당사와 거리 표정을 생생히 전했다.

외신들은 이 후보의 승리 요인에 대해 대부분 다수 유권자가 경제 회생을 바라는 마음으로 이 후보를 선택했다고 분석하고 보수 성향 후보의 승리 첫 기업인 출신 대통령 등으로 이 후보 당선의 의의를 짚었다.

AFP통신은 높은 청년 실업률, 더욱 커진 소득 격차, 치솟는 부동산 가격으로 인해 이 후보가 유례없이 높은 지지를 얻은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AP통신도 유권자들은 전직 현대그룹 경영자가 경제를 살려줄 것을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이 후보의 당선 이유로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데다 서울시장을 역임한 경력을 꼽았다. 한국 유권자들이 이번 대선에서 도덕성보다는 침체된 경제를 되살릴 수 있는 능력을 중시한 결과가 반영됐다는 설명이었다.

일본 아사히신문도 한국인들의 경기회복에 대한 강한 열망이 이 후보에 대한 기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는 이 후보가 경제 살리기 공약을 내세워 일본의 번영과 중국의 부상으로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는 한국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분석했다.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경영자 출신으로 서울시장을 지낸 이 당선자는 뭔가 만들어내는 사람(Macher)이란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외신은 연간 7%의 성장률, 10년 내 4만 달러의 국민소득, 세계 7대 경제강국의 꿈을 이루자는 내용이 골자인 이 후보의 747 공약을 자세히 소개하기도 했다.

지난 10년 동안의 좌파 정권이 유권자들을 실망시켰던 사실도 보수 성향인 이 후보의 당선에 도움을 줬다는 해석도 눈에 띄었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인터넷판에서 노무현 정부의 실정으로 이 후보가 반사이익을 얻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는 한 정치 분석가의 말을 빌려 한국인들은 10년에 걸친 좌파 대통령의 통치를 경험하면서 정치 엘리트들에 대해 실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NHK는 한국인들이 양극화 해소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5년 전 노 대통령을 선출했으나 오히려 양극화가 심화됐다며 이번 선거 결과는 결단과 실행력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이 후보에게 경제 재건을 맡기려는 선택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외신들은 이런 이유 때문에 대선 과정에서 이 후보를 둘러싼 온갖 의혹이 불거졌음에도 다수의 유권자들이 이 후보를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AP통신은 유권자들이 전직 기업인에게 경제를 회생시켜 줄 것을 기대하고 여러 의혹에 대해선 눈감아 줬다고 분석했다. 영국 BBC방송은 한국 유권자들이 윤리적 문제는 기꺼이 제쳐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이 후보의 당선이 북한 및 미국과의 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였다.

AFP통신은 이 후보가 노무현 정부의 무조건적인 대북 지원을 맹비난했고, 대북 지원을 비핵화와 분명히 연계시키겠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고 소개했다. AP통신은 이 후보가 북한에 대해선 좀 더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편이며 미국과는 더 가까운 관계를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경제전문지 한델스블라트는 이 후보는 대통령 취임 후 대북정책에서 명확한 상호주의 원칙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이 후보의 승리는 지난 10년간 대북 화해노선의 종식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금동근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