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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좋은 중기 상속세 매년 10% 감면

Posted December. 25, 20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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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측은 중소기업의 일자리 유지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독일 정부가 내년 실시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독일식 가업()승계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식 가업승계 제도는 중소기업 상속 시점을 기준으로 10년간 무이자 납부유예 혜택을 준 뒤 매년 고용 유지 및 투자 실적 등을 평가해 상속세를 10%씩 감면해 주는 방식으로 이렇게 될 경우 10년 뒤에는 상속세가 완전 면제된다.

이 당선자의 공약 개발 과정에 참여한 한 측근은 2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독일식 가업승계 제도는 중소기업에 특혜를 주자는 의도가 아니라 중소기업을 중견기업으로 키워 기술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이 국민 경제에 도움이 되고 전반적인 기업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당선자는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이 가업을 승계한 뒤 일정 기간 기업의 영속성을 유지하면 상속세를 감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상속세의 연차별 면제, 공제한도 확대 등의 방안을 추진한다는 선거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또 다른 측근은 이와 관련해 독일의 경제구조는 한국과 달리 탄탄한 중소기업 위주로 구성돼 있다며 한국은 중소기업의 기반이 취약한 만큼 독일보다 감면 기준을 완화하는 등 좀 더 탄력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연차별 상속세 감면 혜택을 부품 및 소재 등 정책적으로 육성해야 할 중소기업과 일자리 창출 기능이 뛰어난 중소기업 등에 차별적으로 주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재정경제부는 가업승계 기업의 상속세 공제금액을 현행 1억 원에서 최대 30억 원 한도로 가업상속재산의 20%까지 늘리는 내용의 상속세법 개정안을 마련해 올 8월 국회에 제출했다. 이 개정안은 내년 예산안 처리와 맞물려 있어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그러나 가업상속 자격 요건이 지나치게 까다로워 실질적으로 혜택을 보는 기업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소기업들의 시각이다. 국내 중소기업의 평균 사업영위 기간이 10.6년인 반면 정부가 정한 가업상속 자격 요건은 15년이기 때문.

또 가업상속 공제한도비율 20%도 영국(100%) 프랑스(75%) 독일(40%)보다 훨씬 낮아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중소기업청은 중소기업 상속은 단순한 재산 상속의 차원이 아니라 고용을 유지하는 책임의 대물림이라는 성격도 있다며 독일식 가업승계 제도를 조속히 도입할 것을 촉구해 왔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최근 발표한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세제 개선 과제 보고서를 통해 가업승계는 창업 못지않게 경제성장의 중요한 원동력이 된다며 가업승계 결과 영속성이 보장되고 지속적인 고용 기회를 창출하면 상속세를 감면해 주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뉴질랜드 스웨덴 홍콩 등은 상속세를 아예 폐지했으며 독일 일본 등 전통적인 중소기업 강국들은 상속세 완화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차지완 c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