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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 남기고 굿바이! 펭귄

Posted January. 08, 2008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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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 시간) 남극 세종과학기지엔 다양한 그룹의 사람들이 있었고, 그래서 다양한 감정이 존재했다.

5박 6일 일정으로 왔다가 7일 돌아가는 2008 한국 대학생 남극탐사대(주최 한국산악회, 후원 동아일보, 극지연구소, 동원산업) 세종기지 팀 8명, 1년간 근무를 마치고 20일 귀국하는 제20차 월동대원 선발대 10명, 올해 기지 대수선 공사 때문에 4월에 돌아가는 후발대 7명, 앞으로 1년 동안 이곳에서 생활해야 하는 제21차 월동대 선발대 5명.

막 도착한 사람들에겐 새로운 생활에 대한 설렘이, 그동안 정들었던 곳을 떠난다는 아쉬움, 그리고 나중에 떠나는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이 교차한다.

이날 아침 식사가 막 끝난 기지 본관동 휴게실. 20차 월동대에서 의료를 맡았던 심지훈(28) 대원은 이제 돌아갈 날이 14일 남았다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후발대로 4월에 돌아갈 중장비 담당 김홍귀(36) 대원은 빙그레 웃기만 했다. 벌써 남극 근무가 4번째인 그는 지난 차대 대원들은 헤어질 때 얼마나 정이 들었던지 눈물을 펑펑 흘렸다고 말했다.

통신 담당 이성일(35) 대원은 21차 월동대원들을 보면 내가 이곳에 처음 왔을 때가 기억난다. 1년 동안 가족, 친구들과 떨어져서 생활할 수 있을까, 낯선 대원들과 같이 잘 지낼 수 있을까 정말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동료들이 정말 가족 같다고 했다.

대기과학 연구원 최문영(32) 대원은 이곳의 자연과 동물들에게 푹 빠졌다. 1년 전 이곳에 오면서 좋은 사진기를 장만해 들고 왔는데 그동안 2만 장 정도의 사진을 찍었다. 그가 보여 준 사진들은 아름다웠다. 최 대원은 이곳 경험을 주제로 책을 낼 계획이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대학생 남극탐사대 대원들도 이곳을 떠나는 게 아쉬운 것은 마찬가지. 대원들은 그동안 인근 펭귄 마을, 해표 마을을 방문했고 200여 m 높이의 백두봉, 설악봉을 올랐으며 기지 근처 눈밭 위에 텐트를 치고 하룻밤을 지내기도 했다. 또 극지에서의 기지 설계, 취수와 오폐수 처리, 월동대원들의 생활상 등을 주제로 월동대원들을 취재해 보고서를 작성했다.

최성호(27경희대 건축공학과 4년) 대원은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곳에서 생활하고 연구하는 월동대원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나중에 꼭 다시 와서 겨울도 한번 경험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혜란(23중앙대 통계학과 3년) 대원은 변화무쌍한 이곳의 바다와 하늘을 잊지 못할 것 같다. 귀여운 젠투 펭귄들도 그리울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곳을 방문했던 대학생 남극탐사대 세종기지 팀 대원들은 7일부터 남미 최남단의 산악 오지인 파타고니아 지역을 7박 8일 일정으로 둘러볼 계획이다.



김성규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