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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선수 몸값 왜 쉬쉬하나

Posted January. 09, 2008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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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와 프로야구는 선수 연봉이 모두 공개되는 데 비해 프로축구는 전혀 공개되지 않고 있다. 프로축구 각 구단은 자유계약(FA)으로 풀린 선수들과 연봉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구체적인 액수는 알 수가 없다. 왜 축구만 그럴까.

구단과 에이전트들이 비공개 연봉 협상의 이유로 가장 먼저 내세우는 것은 선수 간 사기 문제. 에이전트사인 FS 코퍼레이션의 추연구 이사는 야구나 농구는 투수나 센터 등 특수 포지션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이에 대해 선수들도 어느 정도 인정한다. 축구는 그렇지 않다. 연봉이 공개될 경우 팀워크에 훨씬 민감한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수원 삼성의 오근영 사무국장은 이 의견에 동조하면서도 추가로 현실과 맞지 않는 계약 규정을 이유로 들었다. 구단은 선수에게 다양한 계약조건을 내세울 수 있다. 소위 이면계약으로 불리는 이런 것들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규정과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면계약의 내용 때문에 공개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연봉 비공개의 가장 큰 이유는 이면계약이다. 이면계약 때문에 선수들이 이적에 제약을 받는 등 각종 부작용이 올 수 있다. 연봉 공개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활동 시절의 이천수(페예노르트)와 안정환(수원 삼성) 등 스타급 선수는 1년에 연봉과 수당 등을 합쳐 10억12억 원가량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네덜란드리그에도 연봉 10억 원이 넘는 선수는 별로 없다. 한국 프로축구 연봉은 매우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 국장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선수 연봉 인플레이션이 심했다. 국내 구단들의 수입은 일본 J리그의 3분의 1 정도인데 선수 연봉으로 인한 지출은 거의 비슷하다고 말했다.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국내 프로축구 무대에서는 선수 몸값 거품 빼기 움직임이 일고 있다. 선수 몸값 인상 요인 중 하나가 구단 간 경쟁으로 인한 이면계약이라는 지적이 있다. 선수 몸값 거품을 빼기 위해서라도 연봉 공개를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원홍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