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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부는 모두 수색 수사의지 과시

Posted January. 16, 2008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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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웅 특별검사팀이 15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이건희 회장 자택과 중구 태평로 삼성 본관을 전격 압수수색함으로써 삼성 그룹의 심장부를 모두 압수수색했다는 상징적인 효과를 달성했다.

이 회장의 자택과 삼성 본관은 14일 압수수색한 승지원(이 회장 집무실)과 함께 검찰조차 한번도 접근하지 못했던 곳이었다.

비밀금고는 못 찾은 듯=특검팀은 15일 삼성의 전략기획실 산하 전 부서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전략기획실은 비자금 및 경영권 편법 승계, 정관계 로비 등 주요 의혹과 관련한 핵심 임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삼성의 중추 부서다. 이날 압수수색 결과가 주목되는 이유도 전략기획실의 이 같은 위상 때문이다.

이 가운데 27층 전략지원팀 산하 경영지원(재무) 부서는 회장실 2팀과 함께 이 회장의 개인 재산 등을 관리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전략지원팀은 특검이 14일 자택과 별장을 압수수색한 김인주 사장이 팀장을 맡고 있다. 김 사장이 지휘하는 경영지원 담당 최광해 부사장과 소속 임직원들 역시 자택을 압수수색 당했다.

27층은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의 비밀금고가 벽 속에 숨겨져 있다고 주장한 사무실이 위치한 곳이다. 특검 수사관들은 이날 사무실 구조를 일일이 확인하면서 비밀금고를 샅샅이 찾았으나 결국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직원 자택 압수물에 기대=특검은 이틀간의 압수수색 성과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러나 승지원과 삼성 본관보다는 전날 실시한 주요 임직원의 자택 압수수색 결과물에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승지원과 삼성 본관 압수수색 직후 특검 주변에선 이미 너무 많이 치워놨다는 얘기가 나왔다.

이른바 에버랜드 사건이 불거진 지 7, 8년 이상 지난데다가 김 변호사가 지난해 10월 중순 비자금 의혹을 폭로한 이후로도 3개월 정도 지났기 때문에 삼성이 조치를 취할 시간이 충분했다는 얘기다.

특검팀은 이런 기류를 알면서도 부스러기 같은 단서라도 찾기 위해 압수수색을 했다는 관측이 많다.

특검팀은 이틀간의 압수수색에서 컴퓨터 하드드라이브 전체를 복사하는 하드 카피 기법을 사용했다. 파일을 단순 복사해올 경우 증거물 변형이 일어나 증거로서의 신빙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기존 수사 정상 진행=압수수색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분위기가 전해졌지만 특검팀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특검팀은 이미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 수사 때 확보한 삼성 전현직 임원 150여 명의 차명의심계좌에 대한 추적과 명의자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수사 진척 상황에 따라 관련자 소환도 예상보다 일찍 시작될 수 있다.

이와 함께 특검팀은 에버랜드 사건 수사 기록 등 경영권 편법 승계 의혹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기초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지성 최우열 verso@donga.com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