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골프), 티에리 앙리(축구), 마리야 샤라포바(테니스), 패리스 힐턴(패션모델) 등 세계적인 스타들을 만났다. 하지만 태릉선수촌의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
MBC의 간판 오락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이 최근 태릉선수촌에 촬영 협조를 요청했으나 훈련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태릉선수촌 이에리사 촌장은 무한도전이 아니라 그 할아버지가 와도 선수들의 훈련에 방해가 된다면 거절하겠다고 말했다.
무한도전의 무리한 요구
22일 태릉선수촌에 따르면 무한도전이 촬영 협조를 처음 요구한 것은 지난해 12월 초. 태릉선수촌은 무한도전이 방송가의 최고 인기 프로그램이지만 촬영 계획을 듣고서는 정중히 거절 의사를 밝혔다.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하하 노홍철 등 6명이 일주일 동안 태릉선수촌에서 숙식을 하며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하겠다는 것. 스태프를 합하면 수십 명이 머물게 되는 셈이다.
한 관계자는 연예인과 스태프 등 50여 명이 머무는데 훈련 분위기가 흐려지는 건 당연하다. 무한도전이 애초 무리한 요구를 한 거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협조 요구가 왔지만 선수촌은 거부했고 무한도전이 태릉선수촌에서 촬영한다는 연예 기사까지 흘러 나왔지만 선수촌의 방침은 변함이 없었다.
태릉선수촌은 국민에게 정보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선수촌 내 선수 인터뷰와 스케치 촬영 등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원칙적으로 연예, 오락프로그램의 선수촌 내 촬영은 내규를 통해 금지하고 있다.
같은 방송사의 오락프로그램 일밤의 한 코너인 불가능은 없다도 비슷한 시기에 선수촌 촬영을 요구했으나 역시 거절당했다. 하지만 이 코너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정지현 등을 섭외해 한국체육대에서 촬영을 했다.
선수촌의 한 관계자는 개별 종목의 방송 출연 등은 훈련 스케줄을 고려해 해당 감독이 정한다고 말했다.
이 촌장 선수들의 훈련이 가장 중요하다
이 촌장의 원칙은 확고했다. 베이징 올림픽이 채 20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선수들이 훈련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는 것.
일정 수준의 취재 협조는 하고 있다. 하지만 무한도전을 찍으면 선수들의 훈련에 큰 방해가 된다. (촬영이 거부되자) 언론에 기사를 흘리고, 무한도전에 상당히 불쾌했다.
이 촌장은 (언론 협조에 대해) 어디는 되고, 어디는 안 되고를 조절하기 굉장히 어렵다면서 선수들이 훈련에 집중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황인찬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