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삼성증권을 포함한 금융기관에 개설된 삼성 전현직 고위 임원 명의의 차명 증권 계좌 등에서 모두 1조 원 규모의 자금을 파악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특검팀에 따르면 이 금액은 계좌 입출금으로 중복 계산된 금액은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특검은 계좌 명의자들인 전현직 고위 임직원들을 소환해 이들 명의로 개설된 계좌에 들어간 종자돈의 출처와 본인이 직접 계좌를 운용했는지 조사 중이다.
또 삼성증권 직원 등 계열사 직원 4, 5명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차명 계좌 및 비자금 관리 의혹을 조사했다.
이에 앞서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는 지난해 12월 말 해체할 때까지 모두 7000억 원 규모의 차명 자금을 확인한 뒤 관련 수사 내용을 특검에 넘겼다.
특검은 또 경기 용인 에버랜드 미술품 창고에 보관 중인 수천 점의 미술품과 골동품 가운데 비자금으로 구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작품들이 있는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김용철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삼성가 인사들이 서미갤러리를 통해 20022003년 미국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고가의 미술품 30점을 구입했다며 유명 현대 미술가들이 그린 30점의 고가 미술품 목록을 공개했다.
윤정석 특검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 변호사가 제출한 목록의 미술품들과 (에버랜드 미술품 창고 압수수색 때) 촬영해 온 미술품들이 일치하는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예를 들어 (행복한 눈물의 작가인)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이라고 모두 비자금으로 구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제목이 같지만 실제로는 다른 작품일 수 있어서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검은 비자금으로 구입했다는 의혹이 짙은 미술품들을 중심으로 구입 대금의 출처와 구입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특검은 홍송원(55여) 서미갤러리 대표에게 출석 요청서를 보냈다.
최우열 전지성 dnsp@donga.com vers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