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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한파 새정부 6% 성장 가능할까

Posted February. 01, 2008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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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기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도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의 주요 수출국인 미국의 경기가 위축되면 한국의 대()미국 수출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중국 유럽연합(EU) 등 미국 의존도가 높은 다른 나라에 대한 수출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기업 채산성이 나빠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주식시장 급락이 반복되면서 소비심리까지 위축되면 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기업투자를 활성화해 일자리를 늘려 연평균 6%의 성장률을 달성하겠다는 새 정부의 경제운용 목표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두 자릿수 수출 증가율 어려울 수도

지난해 4분기(1012월)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시장이 예상한 1.2%(연율 기준)의 절반 수준인 0.6%에 불과한 것으로 발표됐다. 올해 1분기(13월)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눈 덩이처럼 불어나는 금융회사들의 손실 규모, 급랭하는 주식시장 등으로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 일부에서는 올해 1분기 성장률을 마이너스로 점치고 있다.

미국 경기 침체가 한국에 미치는 가장 직접적인 영향은 그동안 한국 경제를 떠받쳐 온 수출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의 대미 수출 비중이 2002년 21.6%에서 지난해 12.3%로 줄어들기는 했지만 미국은 여전히 한국의 주요 수출시장이다.

또 미국 경기가 중국 동남아 등 신흥 시장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경우 한국의 대()아시아 수출도 함께 줄어들게 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미국의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한국의 수출은 0.57%포인트, 성장률은 0.28%포인트 하락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미국 경기침체가 다른 나라들의 경기둔화로 이어져 세계 성장률이 0.5%포인트 하락하면 한국의 수출은 1.01%포인트, 성장률은 0.51%포인트 떨어진다고 내다봤다.

소비, 기업 투자가 이끄는 성장 가능할까

정부는 지난해 4.9% 경제성장률 달성에서 수출이 기여한 부분이 1.2%, 내수가 차지한 부분이 3.7%였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해는 수출 기여도가 0.5%로 떨어지는 반면 내수 기여도는 4.3%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출이 다소 둔화되더라도 투자가 활성화되고 소비가 좋아지면서 지난해 수준의 성장률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

하지만 이 같은 정부 기대가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07년 1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재판매액은 전년 동월 대비 2.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전체(6.6%)와 4분기(5.5%), 11월(6.0%) 등과 비교해 크게 낮은 수치다. 전월 대비로는 오히려 1.7% 줄었다.

미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등으로 국내 주식시장의 하락세가 반복되고 있어 소비심리는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또 세계 경기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차기 정부가 바라는 대로 기업들이 과감한 투자에 나설지도 불투명하다.

경기 상황이 여의치 않게 돌아가자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등 일부 민간 전문가는 단기적인 경기부양책을 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부작용을 불러오는 경기부양책을 고려할 만큼 경기 상황이 심각하지 않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신치영 유재동 higgledy@donga.com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