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의 시대는 이제 끝났는가.
값싼 노동력과 세제 혜택에 힘입어 신발 전구 의류 등을 전 세계에 싼 값으로 공급했던 중국이 갈수록 수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인건비와 재료비 상승에 위안화 가치까지 높아지면서 제조원가가 50% 넘게 올랐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의 경기 침체까지 맞물리면서 중국에 있는 외국기업의 제조공장 수백 개가 지난해 이미 문을 닫았다.
나머지 외국기업들도 중국 현지 공장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노동법 개정으로 인건비 급상승=미국 경제주간 비즈니스위크는 최신호에서 1월 중국의 새 노동법이 발효된 뒤 제조비용이 40% 정도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새 노동법에 따라 기업은 종업원들에게 사회보험 혜택을 주고 노동계약서를 의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기업은 또 노조에 집단계약체결권과 일정 기간 고용을 보장하고, 해고를 하면 보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생겼다. 예전처럼 싼 값으로 종업원들을 임시 고용해 쓰다가 아무 때나 해고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 잡지는 또 중국 정부가 2000개가 넘는 수출 상품에 적용했던 세금 환불 혜택을 폐지하면서 제조원가가 추가로 1417% 올랐다고 전했다. 여기에 위안화까지 계속 상승하면서 외국기업들은 중국 밖으로 내몰리고 있다.
상하이 주재 미국상공회의소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 있는 외국 제조업체의 절반 이상이 베트남, 인도보다 중국의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가운데 20%가 중국 현지 공장을 베트남, 인도 등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홍콩산업연맹(FHKI)은 홍콩 기업들이 운영하는 중국 남부 광둥() 성 주장() 강 삼각주의 공장 6만7만 개 가운데 10%가 올해 문을 닫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외국기업들의 탈()중국 러시를 크게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 노동집약적이고 부가가치가 낮은 데다 환경오염의 주범인 제조업이 떠난 자리를 전자통신, 생명공학, 비행기와 같은 고품질,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메운다는 구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잡지는 외국기업의 연쇄 이탈은 중국이 예상하는 정도 이상의 충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품가격 상승 불가피=이 잡지는 미국상공회의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에서 만드는 신발, 옷, 모든 종류의 가정용품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졌다고 전했다. 미국 주택시장은 침실 세트에서 화장실 설비까지 거의 모든 관련 제품을 중국에서 수입해 쓰고 있다.
지오다노인터내셔널 홍콩지사장 피터 라우 씨도 중국은 이제 인플레이션(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을 수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9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의 인플레이션 때문에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이전보다 비싼 가격에 제품을 수입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아시아 국가뿐 아니라 서양 소비자들에게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들 제품의 절반 이상을 수입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경기 침체와 달러 약세까지 겹치면서 예전보다 비싼 제품을 더 많은 돈을 주고 사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상록 myzod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