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무게는 절대 쓰지 마세요.
육상 여자 원반던지기에서 24년 만에 한국기록을 경신한 여자 헤라클레스 이연경(27안동시청).
그는 체중에 민감했다. 대학육상경기연맹 자료에 나온 88kg이 맞느냐고 하니 대학 때 자료인데 그것으로 써 주세요라고 했다. 그보다 훨씬 늘었는데 공개할 수 없단다.
이연경은 4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제62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 여자 원반던지기 결승 3차 시기에서 53.22m를 던져 1984년 김선화(당시 동원탄좌)가 세운 한국기록 51.64m를 24년 만에 깼다.
원반던지기 한국기록은 29년 된 남자 100m(10초 34)에 이어 두 번째로 오래 묵은 기록.
이연경은 힘의 원천이 체중이지만 나만의 비밀이라며 감추고 싶다고 했다. 여자 투척 종목에서 체중과 기록은 비례한다.
어릴 때부터 워낙 체격이 컸던 이연경은 무용교사의 권유로 김해 진영중 2학년 때 원반던지기를 시작했다. 그는 단번에 전국 최고가 될 정도로 타고난 역사였다. 이연경은 부별 상위권을 유지하다 실업시절인 2007년 50.55m를 던지며 급성장했다. 4월 전국실업육상경기선수권에선 한국기록에 48cm 모자란 51.16m를 던졌고 5월 종별선수권에선 50.54m를 던지는 등 계속 한국기록 근처를 맴돌았다.
이연경은 이날 기록을 세우는 순간 자리에 주저앉아 한참을 울었다. 그는 연습 때는 55m까지 던졌는데 경기만 하면 부담 때문에 기록이 나오지 않아 속상했다고 말했다.
이연경은 올해 초 2011 드림팀 멤버로 호주 전지훈련을 3개월간 다녀오며 몸의 회전과 다리 착지, 피니시 동작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이연경은 한국기록 경신으로 경기력 향상 지원금 1500만 원을 받는다. 이연경은 베이징 올림픽 B기준기록(59m) 도전을 위해 다음 달 4일 홍콩국제대회에 출전한다.
여자 해머던지기에서는 강나루(익산시청)가 61.50m를 던져 2월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60.58m)을 다시 경신했다.
남자 100m에서는 전덕형(대전시체육회)과 임희남(광주시청)이 한국기록 경신에 또 실패했다. 전덕형은 준결승에서 10초 55를 찍은 뒤 결승에서 10초 65의 기록으로 임희남을 0.01초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양종구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