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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관광객 안전보다 돈벌이에 치중한 현대아산

[사설] 관광객 안전보다 돈벌이에 치중한 현대아산

Posted July. 15, 2008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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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객 총격 사망 사건은 북한의 과잉대응이 그 원인이지만 관광사업의 주체인 현대아산도 그 책임에서 비켜갈 수 없다. 관광객 안전관리의 주 책임자로서 의무를 다하지 못했음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이번과 같은 참극으로 번질 만한 크고 작은 사건들이 있었지만 현대아산은 줄곧 쉬쉬해 결국 문제를 키웠다.

지난 5월 연수를 위해 금강산에 갔던 한 지방공무원은 새벽 조깅 중 모르고 금지구역에 들어갔다가 총을 겨눈 북한 초병에게 붙들렸다. 그는 북 초소에서 30여 분간 억류돼 있다가 경고를 받고 풀려났다. 숙소로 돌아온 그는 현대아산 측에 이 사실을 알렸더니, 현대아산 측은 그제서야 오전 6시 이전에는 그곳이 금지구역이라고 가르쳐주었다고 한다. 작년 6월에는 도시빈민사회복지선교회 김홍술 목사가 금지구역 내 해변에서 바람을 쐬다 북 초병에 붙잡혀 20분 만에 풀려나기도 했다.

이번에 숨진 박왕자 씨와 함께 간 관광객들도 대부분 군사통제구역에 관해 안전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 씨와 동행한 친구들은 다른 한 명도 전날 박씨가 걸었던 곳을 산책했는데, 경고판이 보이지 않아 금지구역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통제용 펜스가 해변 쪽으로는 32m나 설치돼 있지 않았고, 경고판은 반대쪽 끝부분에 꽂혀있었다. 이 때문에 해변 산책객들은 금지구역임을 쉽게 알 수 없었다고 한다. 현대아산 측이 조금만 신경을 썼더라면 북측에 펜스 설치를 요구하거나, 자신들이 스스로 설치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현대아산의 이런 안이한 대처가 이번 사건을 초래한 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비슷한 사건이 있을 때마다 북측에 항의할 것은 엄격히 항의하고, 철저한 안전대책을 세웠어야 했다. 현대아산은 박 씨의 참변 사실을 4시간 반이나 지난 뒤 북측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의 통보를 받고서야 처음 알았다. 현장 확인 후 통일부에 대한 보고는 왜 2시간이나 머뭇거렸는지 이해할 수 없다. 현대아산의 늑장보고는 정부의 초기대응 미숙을 부른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계속되고 있는 개성관광과 추진 중인 백두산 관광에서도 이처럼 안전문제를 소홀히 한다면 또 어떤 불행한 사태가 생길지 알 수 없다. 북한 관광은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고 수익()은 그 다음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