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라인스케이트와 자전거를 즐기는 인파로 북적대던 광장이 난데없이 양궁장으로 변한다. 무슨 이유일까.
세계 최강의 한국 양궁이 베이징 올림픽에서 노다지를 캐기 위한 마지막 담금질을 하기 위해서다.
대한양궁협회는 17일과 18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 앞에서 미디어 및 소음 적응 훈련을 한다. 이틀간의 행사 비용에만 2억5000만 원을 들였다. 15일부터는 50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관중석을 설치하고 베이징 양궁장과 유사한 분위기의 특설 경기장을 설치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베이징 양궁장은 폭이 14m에 불과하고 관중석과의 거리도 23m밖에 안 된다. 극성스럽기로 유명한 중국 관중의 숨소리와 취재진의 카메라 셔터 소리가 선수들의 귀에 그대로 노출될 만큼 가깝기에 자칫 경기력에 지장을 받을 수도 있다.
그래서 미리 비슷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무대를 마련한 것.
문형철 여자양궁대표팀 감독은 평소 실전과 유사한 환경에서 훈련하다 보면 올림픽에서도 흔들림 없이 높은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궁협회는 떠들썩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협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무료 관중 초청을 알리는 안내문을 게시했으며 양궁 서포터스와 중고교 선수들도 초청하기로 했다.
이번 훈련에서 박경모, 이창환, 임동현, 박성현, 주현정, 임옥희 등 6명의 남녀 대표팀은 취재진 앞에서 방송 생중계까지 되는 가운데 모의 4강전과 결승전을 치른다. 개인전에는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딴 왕년의 신궁 윤미진(경기도체육회)과 전 국가대표 이상현(현대제철)이 출전하며 단체전에는 실업 강호 현대제철(남자부)과 청원군청(여자부) 선수들이 나선다.
아쉽게 태극마크를 놓쳤어도 도우미를 자청한 윤미진은 소음이 심한 상황에 대비한 예행연습은 선수들이 긴장감을 다스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나 역시 예전에 그랬다고 말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 싹쓸이를 노리는 대표팀은 5월부터 태릉양궁장에 가상 훈련시스템을 설치해 적응 훈련을 해 왔다.
철저한 준비 속에 신궁들이 전해 올 황금빛 낭보의 가능성은 점점 높아만 간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