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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정과제 우선순위-해법-시간표 분명히 해야

[사설] 국정과제 우선순위-해법-시간표 분명히 해야

Posted September. 10, 2008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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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직접 국민과 대화하는 것은 소통의 목적도 있지만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의 국가경영의 비전을 제시하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기회이기도 하다. 당선자 시절까지 포함하면 김대중 전 대통령은 4차례, 노무현 전 대통령은 8차례 이런 기회를 가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가 처음이다. 취임 100일째 되는 날 가지려다가 촛불시위 때문에 미룬 것이다. 늦었지만 이 대통령이 자신감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임기 초반의 실패와 혼선을 만회하는 심기일전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이 대통령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목표는 분명하다. 경제를 살려 국가의 선진화의 기틀을 구축하는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이 대통령이 약속했던 바다. 국민은 이를 믿고 압도적인 표 차이로 이 대통령을 선택했다. 그렇다면 이제 행동과 실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말의 성찬()은 지금까지 만으로도 충분하다. 이제부터는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인 해법과 시간표를 내놓아야 한다. 성패는 일관성과 실천력에 달렸다. 옳은 일, 반드시 해야 할 일을 앞에 놓고서도 일부 반대세력을 의식해 또다시 좌고우면하거나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면 뭐 하나 제대로 한 것 없는 정권으로 끝나버릴 수도 있다.

국정 운영의 틀을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국정 과제치고 어느 것 하나 국가 경영에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다. 그러나 모든 것을 한꺼번에 다 이룰 수는 없는 일이다. 우선순위를 정해 자원과 인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선택과 집중의 지혜가 필요하다. 논란을 두려워하거나 피해서는 안 된다. 설득할 것은 설득하고, 극복할 것은 극복해야 한다. 그만한 각오 없이 이 격변기에 어떻게 정권을 유지해 나갈 수 있겠는가.

기업의 활동과 투자를 옥죄고 있는 여러 형태의 규제를 풀어주는 일은 무엇보다 시급하다. 경제를 살리고 나아가 선진화의 기초를 닦으려면 경제의 잠재성장력과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하고, 그 동력은 기업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규제 혁파는 일자리 창출과 서민 경제의 안정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고비용 저효율 구조인 공공부문의 개혁 없이는 선진화를 입에 담을 수 없다. 시늉에 불과한 공기업 민영화로는 안 되는 이유다. 더욱 과감한 공기업 개혁 구상을 내놓아야 한다.

법과 원칙의 확립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세계경영연구원 조사에서 국내 기업 최고경영자(CEO) 10명 중 8명이 현 정부에 실망을 나타내면서 그 이유로 시장주의와 반시장주의가 혼재된 정체성 없는 정책노선을 가장 많이 꼽은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성사를 위한 국회 비준 동의도 더 이상 미룰 여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