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가 유럽으로 확산되면서 유럽이 구제금융으로 급선회했다.
그동안 유럽은 미국 정부와는 달리 정부가 직접 시장에 개입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었으나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가 본격화되면서 방향을 일제히 선회하기 시작한 것이다.
영국=영국 정부는 29일 주택시장 침체로 심각한 타격을 받은 모기지 회사 브래드퍼드 앤드 빙글리(Bradford & BingleyB&B)를 국유화하기로 결정했다.
영국 B&B는 올해 들어 영국에서 노던록 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국유화된 금융회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B&B의 사업부문 가운데 가장 양호한 것으로 꼽히는 저축 분야는 스페인 산탄데르 은행 그룹에 매각될 예정이다.
영국에서는 이달 18일 핼리팩스은행 등을 보유한 금융지주사 HBOS가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여파로 로이즈 TSB 금융지주회사에 인수된 바 있다.
독일=독일 뮌헨 거점의 모기지 은행 히포 레알 에스타테는 29일 독일정부의 개입으로 파산 위기에서 가까스로 살아났다. 히포 레알 에스타테 은행은 막판에 은행 컨소시엄의 자금 지원을 받는 방식으로 구제됐다.
히포는 독일 2위의 모기지 은행으로 독일 주가지수인 닥스의 블루칩에 포함돼 있지만 아일랜드와 합작투자한 데프파가 금융 손실을 보면서 막대한 피해를 보았다.
베네룩스3국=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등 베네룩스 3국 정부는 28일 역내 주요 은행인 포르티스에 112억 유로(약 19조 원)를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포르티스 은행의 부분 국유화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장클로드 트리셰 총재와 이브 레테름 벨기에 총리, 네덜란드와 룩셈부르크 관계자가 긴급회동한 뒤 결정됐다. 포르티스가 지난해 인수한 ABN 암로 지분은 매각된다.
1800년대 출범한 포르티스는 벨기에에선 최대 은행이며, 네덜란드에서도 2위 은행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편 벨기에 정부는 29일 주가가 30% 넘게 폭락한 덱시아 은행의 구제 절차에 착수했다. 벨기에와 프랑스가 합작 투자한 덱시아 은행 그룹은 지방정부 대출에 특화해 왔는데 주가가 올해 초보다 60.67% 폭락하는 등 경영위기를 겪어 왔다.
송평인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