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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뜨거운 가을 2002월드컵 보는듯

Posted October. 09, 2008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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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전체가 야구 속으로

사직구장 인근 부산지하철 3호선 종합운동장역은 롯데 테마역으로 변신했다. 부산교통공사가 최근 5, 7, 9, 11번 출구의 통로 벽면과 기둥을 로이스터 감독, 이대호, 가르시아, 손민한 등 선수단과 야구단 역사, 시민들의 응원 광경을 담은 사진으로 장식했다.

지하철 모든 노선의 전광판 334대에도 2008 롯데 자이언츠, 가을을 넘어 우승으로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사직구장 하늘에는 롯데를 상징하는 10m 크기의 부산갈매기 풍선 5개가 날아다녔다.

야구보다 더 재미있다는 관중의 응원도 잔치 수준이다. 오후 3시 야구장의 문이 열리자 금세 3만 석이 차버렸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들은 롯데와 부산갈매기를 외쳐댔다. 팬들은 사직구장의 전매특허인 신문지 응원을 하기 위해 갖가지 신문을 들고 입장했다. 야구장 입구 신문 가판대에서만 이날 1만5000부 이상의 신문이 팔렸다.

야구장 인근과 술집 등 시내 곳곳에서는 화끈한 장외 응원전이 벌어졌다.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은 야구장 입구에서 200인치짜리 대형 스크린을 보며 거리응원을 했다. 대구에서 온 한 삼성 라이온즈 팬은 야구장 안팎의 응원이 마치 2002년 월드컵 때를 보는 듯하다고 말했다.

롯데의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100인치 프로젝터를 구입한 부산 남구 대연동 D호프는 이날 롯데가 안타 칠 때 맥주 1병 공짜, 롯데가 승리하면 가격 50% 할인을 선언했다.

야구장 근처 극장도 야구장 티켓을 보여주면 2000원을 할인해줬다. 해운대의 한 뮤지컬 공연기획사는 롯데의 플레이오프 진출 시 20%, 한국시리즈 진출시 50% 할인율을 제시했다. 500억 원 한도로 출시한 부산은행의 가을야구 특별정기예금은 판매 9일 만에 매진됐다.

가을전어보다 귀한 가을야구 티켓

야구장 매표소에는 경기 전날인 7일 오전부터 현장 판매분(4000장)을 구하기 위해 밤을 새운 3000여 명이 줄을 서 있었다. 이들은 4일 30분 만에 인터넷 예매표 2만6000장이 동나자 현장 판매표를 사기 위해 텐트와 돗자리로 노숙을 한 열성팬들이다.

민영근(53자영업) 씨는 역사적인 롯데의 준플레이오프전을 보기 위해 18시간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김모(36) 씨는 표를 사기 위해 하루 휴가를 냈다고 했다. 9일 열리는 2차전 인터넷 예매분도 매진되자 1차전이 끝난 뒤 다시 노숙에 들어가는 팬들도 눈에 띄었다.

가을야구 티켓이 귀해지자 야구장 주변에는 암표상이 활개를 쳤다. 1만5000원짜리 일반석 1장을 4배인 6만 원까지 부르는 암표상도 있었다.

사직야구장에는 이날 동래경찰서가 암표상 단속을 위해 의경 1개 중대와 경찰관 40여 명을 투입했으며 롯데 구단도 안전요원 100여 명을 배치했다.



윤희각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