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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타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 정부 간담회서 절박한 호소

속타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 정부 간담회서 절박한 호소

Posted November. 14, 2008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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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어들의 주문 취소와 원자재 수급난, 주가하락자금난 등으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피해는 이미 시작됐다.(개성공단기업협의회 문창섭 회장)

1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통일부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김하중 통일부장관과의 간담회에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불확실성을 없애려면 남북경협의 확고한 추진 의지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25개 기업 대표들이 참석한 이날 간담회는 기업들의 절박한 호소로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기업들은 경영상의 어려움과 함께 정부의 대처가 미온적이라며 불만을 쏟아냈다.

이미 시작된 피해=바이어와의 주문 상담도 미루고 급히 참석한 기업대표가 있을 정도로 기업들은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A사 대표는 금융위기로 유동화자금을 신청했는데 오늘 아침 결국 금융보증기관으로부터 보류 통보를 받았다며 내년 상반기 물량을 생산하려면 지금 원료를 투입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중국 공장을 정리해 개성에 집중했다는 B사 대표는 공장은 생물과 같아서 하루만 문을 닫아도 복구가 힘든데 오늘 협력업체가 원단을 보낼 줄 수 없다고 해서 공장을 놀려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C사 대표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때도 개성공단에서는 이런 위기를 느끼지 못했다며 대만과 중국이 정치와 경제문제를 분리한 것처럼 정경분리를 해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지난해 11월 겨우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한 D사 대표는 거래선들로부터 (납기 가능성을 타진하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설득에도 한계가 있어 애로가 크다. 주문이 줄어들면 존폐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의 행동 촉구=E사 대표는 북측 김영철 중장이 6일 개성공단 내 자사 공장을 방문한 상황을 소개하며 사태의 심각성을 전했다.

그는 다른 공장과 달리 김 중장이 45분이나 머물면서 (남쪽으로) 내려가서 하시죠. 옮기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립니까 여기는 우리 군부 땅이니 회수해야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F사 대표는 북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여러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우리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이 없었다며 의연하게 대처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재발방지를 위한 확실한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했다.

G사 대표는 우리정부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하는데 혹시 정부가 북한의 이런 조치를 기다린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할 정도로 기업들이 보기에는 미흡하다고 주장했다.

기업 대표들은 한결 같이 정부가 12월 이전에 가시적인 조치를 내 줄 것을 촉구했다.

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다른 한편의 국민들은 단호하게 대처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있다며 여러분 뒤에는 정부가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너무 위기감을 느끼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허진석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