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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경기요?... 말도 꺼내지 마이소

Posted November. 15, 2008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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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경남 김해시내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중소기업체 사장인 P 씨가 투신자살했다. 10년 전부터 자동차 부품업체를 운영해 온 P 씨는 최근 경기 침체로 판로 개척에 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P 씨의 가슴 아픈 사연은 꽁꽁 얼어붙은 지방 경제의 현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한국은행은 14일 지방 대형소매점 판매액지수 증가율이 1998년 이후 10년 만에 마이너스를 보였다고 밝혔다. 한파 몰아닥친 지역경제

광주 광산구 하남공단의 J사는 최근 폐업신고를 했다. 전자부품용 고무를 납품하는 이 업체는 연간 7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건실하게 운영해왔으나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창업 20년 만에 무너졌다.

다음 달 GM대우자동차의 일시 가동중단 결정으로 대구지역 자동차 부품업체들도 초비상이다. 부산 사상구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L사는 공장 가동률이 50%를 밑돌자 최근 직원들을 휴가 보냈다. 인근 W, D사 역시 일부 직원만 남기고 10일짜리 단체 휴가를 갔다. E사는 9월 40명의 직원을 명퇴시킨 데 이어 2차 구조조정을 검토 중이다.

조선 업계에도 한파가 찾아들었다. 부자 도시 울산 경제의 대들보인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월평균 10척 안팎의 물량을 확보했으나 지난달 이후에는 단 한 척도 수주를 하지 못했다.

SK에너지 울산콤플렉스는 지난달 27일부터 나프타분해공장의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창사 이후 46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지역경제에 위기가 닥치면서 부산시가 경제위기 대응 종합상황실을 꾸리는 등 지방자치단체들은 자구책 마련에 나섰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어 고민이다.

10년 이래 최악

3분기(79월) 지방 대형소매점 판매액은 외환위기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이날 내놓은 최근의 지방경제 동향에 따르면 3분기 서울을 제외한 지방의 대형소매점 판매액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감소했다.

판매액지수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1998년 이후 처음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판매액 증가율은 각각 1.3%, 1.2%로 나타났다. 지방 제조업 생산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 증가하는 데 그쳐 2분기(9.9%)보다 하락했다.

3분기 지방 실업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같은 2.9%였지만 취업자 증가가 지난해 3분기 21만6000명에서 17만1000명으로 하락해 고용 사정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승호 장기우 shjung@donga.com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