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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기지 이전 '속타는 평택 동두천..느긋한 서울'

미군기지 이전 '속타는 평택 동두천..느긋한 서울'

Posted January. 06, 2009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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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부동산 거품에 전전긍긍=이처럼 미군 임대용 주택이 최근 5, 6년 사이 평택지역에 1500여 채가 새로 지어졌다. 하지만 당초 2008년이던 이전 시기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빈집은 절반을 웃돌고 있다.

일부 사업자는 빈집을 장기 방치할 수 없어 임대료를 크게 낮춰 내국인 임대용으로 돌리고 있지만 장기 공실()에 따른 손실은 계속 커지고 있다.

평택지역 임대업자와 중개업자들로 구성된 한미부동산협회 이헌현(59) 회장은 가장 큰 문제는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이라며 지금까지의 손해는 어쩔 수 없지만 제발 2014년이든 2016년이든 하루빨리 결정해 사업자들이 대비할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속이 타기는 평택시도 마찬가지다. 주민들의 불만도 잘 알고 조속히 이전 일정이 확정되기를 바라지만 정부 방침에 대놓고 반발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평택시 관계자는 우리는 당초 일정대로 기지 이전이 추진되기를 바라지만 이것이 자칫 정부 심기를 거스르는 것처럼 보일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경기북부도 지역 개발 차질=아직 반환되지 않은 미군기지가 산재한 경기 북부에서도 기지 이전이 늦춰질수록 지역 개발이 더디게 진행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경기도 한배수 특별대책지역과장은 미군기지 이전이 지연되면 반환 공여지 개발사업도 차질을 빚게 돼 낙후된 경기 북부 발전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지연에 따른 별도의 지원 대책 마련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동두천시의 캠프 케이시와 호비는 각각 면적이 1400만 m가 넘는다. 이 기지들을 포함해 동두천시의 미군기지 면적은 전체 시 면적의 42%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동두천에는 변변한 문화교육 시설이 자리 잡기 어려웠고 클럽과 환전상 등 미군에 의존한 상업만 번성했다.

동두천시 관광특구상가 연합회 유준호 회장은 최소한 미군이 언제 떠나는지는 정확히 알려줘야 미군을 상대로 하는 우리도 업종을 바꾸는 등 생계를 꾸려갈 대책을 세울 것 아니냐며 불확실하게 늦춰지는 기지 이전 계획은 우리에게도 큰 피해를 준다고 말했다.

서울시, 영향 없다 느긋=경기지역은 미군기지 이전 연기에 따른 불만의 목소리가 높지만 용산 미군기지가 있는 서울시는 다소 느긋한 표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2012년 말 공원 조성 공사를 시작해 2015년경 1단계로 시민들에게 개방할 예정이었으나 (용산기지 이전 2년 연기로) 착공이 다소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원 조성 주체가 중앙정부이기 때문에 시는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빠른 시일 내에 공원을 시민들에게 되돌려 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 예산으로 용산기지를 공원화하기로 한 터라 일정이 조금 늦춰져도 서울시는 큰 부담이 없다.

현 용산 미군기지 일대 246만 m는 단계적으로 공원이 조성돼 2045년에는 완전히 개장할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