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자동차 업계의 구조조정에 1인이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는 자동차 차르(czar)를 임명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자동차 회사들의 구조조정을 감독하는 태스크포스(TF) 팀을 신설할 예정이다.
뉴욕타임스 등은 16일 행정부 고위 당직자를 인용해 이런 내용을 일제히 보도했다. 이는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가 추가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자구안을 내놔야 하는 시한(17일)을 하루 앞두고 나온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자동차 차르가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는 1인 체제보다는 경륜 있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TF를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로런스 서머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의장과 함께 구조조정 전문가인 론 블룸 씨가 고문으로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가 출신인 블룸 씨는 현재 미 철강 및 항공업계 노조 고문을 맡고 있다. TF 팀에는 노동부와 교통부, 재무부, 에너지부의 전문가들도 대거 참여하게 된다.
정책 선회 배경에는 회생 방안 제출시한을 코앞에 놓고도 경영진과 노조가 구조조정방안에 합의를 이루지 못하는 상황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GM과 크라이슬러는 지난해 말 합쳐서 174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았지만 파산을 피하려면 최소 50억, 30억 달러가 각각 더 필요한 상태다. 회생 방안이 의회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 파산이 불가피하다.
자금 사정이 낫다는 이유로 1차 구제금융 대상에서 제외됐던 포드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90억 달러를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한 측근은 대통령이 자동차 회사들의 파산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은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