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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살 아이번의 죽음 영국을 울리다

Posted February. 27, 2009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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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 당수의 7세 장애 아들 아이번의 사망에 울었다.

태어날 때부터 뇌성마비와 중증 간질을 앓아온 아이번은 25일 새벽 발작을 일으켰다. 캐머런 당수 부부는 아들을 안고 병원으로 내달렸지만, 아이번은 결국 45분 만에 급성 장 마비로 사망했다.

캐머런 부부는 아이를 살리기 위한 의사의 노력이 실패로 돌아가자 울음을 터뜨렸고, 아이를 안치실로 보내며 또다시 눈물을 흘렸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영국의 모든 신문과 방송이 아이번의 사망을 주요 기사로 다뤘고 각계의 애도가 쏟아졌다.

정치인도 이날만은 모든 대립각을 거뒀다. 의회는 예정됐던 주간 총리 질의응답을 아이번 추도 회기로 대체했다. 2002년 어린 딸을 잃은 바 있는 노동당 소속의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어떤 아이의 죽음도 부모에게는 견딜 수 없는 고통임을 잘 알고 있다며 아이번은 너무 짧은 삶을 살았지만 그의 가족에게 기쁨을 줬고, 살아있는 동안 가족의 사랑에 둘러싸여 지냈다고 위로했다.

그는 정치는 때로 우리를 갈라놓지만 시련의 시기에 서로를 향한 위로는 우리를 하나로 묶는다고 말했다.

빈센트 케이블 자유민주당 대변인 겸 임시 당수는 이것은 정당의 차이를 넘어서는 개인의 비극이라며 가족에게 슬퍼할 수 있는 프라이버시가 주어지길 원한다고 말했다.

보수당의 윌리엄 헤이그 의원은 일주일에 한 번씩 정당 지도자 사이에 격렬한 토론을 벌어지는 총리질의응답 시간을 취소해준 데 대해 캐머런 당수를 대신해서 감사를 표시했다.

아이번은 영국 보수당에도 특별한 존재였다.

첫 아이 아이번이 태어난 것은 2002년. 병원에서 아이번이 심한 진행성 신경장애를 앓고 있다는 통보를 받았을 때의 느낌을 당시 1년차 의원이던 캐머런은 마치 화물열차에 치이는 것 같았다고 표현했다.

둘 다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 남부러울 것 없이 살아온 캐머런과 부인 사만다는 고통의 여정을 겪으면서 어려움에 처한 사람의 처지를 더 잘 이해하게 됐다. 이후 온정적 보수주의라는 새 노선을 표방하면서 마거릿 대처 전 총리 이래 보수주의의 냉정한 면모를 일신하는 데 성공했다.

일간 인디펜던트는 칼럼에서 부모는 아이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본다며 아이번은 그의 아버지가 세상을 보는 눈을 바꿔놓았다고 평가했다.

캐머런 당수는 특히 보수당이 회의적인 시선으로 봤던 국립의료시스템(NHS) 서비스에 존경심을 갖게 됐고 당수로 첫 연설을 할 때 영국이 NHS를 감당할 수 없다고 불평하는 사람들과 싸우겠다고 말했다. 영국은 NHS 시스템을 통해 모든 병원을 국립으로 운영하며 세금을 거둬 예산을 충당하고 무상으로 치료해준다.



송평인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