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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부실대학 더 늦기 전에 퇴로 찾아야

[사설] 부실대학 더 늦기 전에 퇴로 찾아야

Posted May. 08, 2009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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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가 어제 제1차 대학선진화위원회에서 학생모집이 어려운 부실 사립대학 명단을 11월까지 확정해 퇴출하기로 했다. 안병만 교과부 장관은 34년 내 학생 수 감소로 인한 대학들의 경영위기가 악화될 경우 학습권 침해가 우려된다며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008학년도 신입생 충원율이 70%가 안 되는 대학이 전체 347개 대학(전문대 포함)의 7.8%인 27개에 이른다. 정원미달 현상은 전체 대학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지방소재 신설 사립대학에서 더욱 극심하다.

정부는 2004년 부산-밀양대를 비롯해 8개 국공립대를 통폐합하며 사립대학의 자율적 구조조정을 유도했으나 대학들은 이를 외면했다. 신입생 충원율이 2050%에 불과한 대학들도 모집정원을 줄이거나 다른 사립대학과의 합병을 추구하는 자구노력은 하지 않고 정부에 손만 벌리고 있다. 대학이 파산하면 그 피해가 학생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타율적인 구조조정도 불가피한 형편이다.

부실 사립대학들이 구조조정을 서로 미루다보면 일본처럼 대학이 줄 파산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 일본은 히로시마 센다이 도호쿠문화학원대가 2006년 파산한 것을 비롯해 많은 사립대학들이 학생모집을 중단했다. 2007년 559개 사립대의 40%, 2년제 사립단기대의 62%가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일본 문부성은 부실 사립대에 대한 구조조정안을 내놓고 대학들을 압박하고 있다.

한국 대학들은 양적 구조조정에 못지않게 질적인 업그레이드도 시급하다. 한국 대학들은 학부모들의 뜨거운 교육열을 바탕으로 인재공급을 통해 경제개발에 기여했으나 지금은 되레 국가경쟁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말을 듣고 있다. 83.8%에 이르는 세계 최고수준의 대학 진학률을 유지하면서도 기업으로부터는 쓸만한 인재가 없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경제규모는 세계 10위권이지만 세계 대학평가에서 100대 대학에 들어가는 대학은 서울대와 카이스트 둘 뿐이다.

사립대학들의 구조조정이 어려운 까닭은 대학을 정리하고 싶어도 재산이 전부 국고로 귀속되어 설립자가 알거지가 되는 불합리한 제도 탓도 크다. 대학선진화위원회는 부실 사립대학의 기준을 명확히 설정해 혼란이 없도록 하고 대학 설립자가 일정 부분의 재산을 환수할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