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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vs 보수 맞불집회 이란 정국 혼미

Posted June. 18, 2009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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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통령선거에 나섰다가 낙선한 뒤 결과에 불복하고 있는 개혁파 후보 미르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 지지자 수천 명이 16일 나흘째 시위를 벌인 가운데 당선자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지지자들까지 맞불 집회를 열어 정국의 위기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무사비 전 총리 지지자들은 이날 오후 58시 테헤란 북부 바나크 광장에서 이란 관영 TV 본사를 잇는 1.5km 구간에 걸쳐 선거 결과에 항의하는 시위를 열었다. 전날 자신의 지지 시위에 모습을 보였던 무사비 전 총리는 이날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홈페이지를 통해 지지자들에게 폭력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지지자들도 같은 시간대에 개혁파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는 장소 근처인 발리아스르 광장에서 비난 집회를 열었다. 시위는 양측의 충돌 없이 평화롭게 마무리됐지만 양측 지지자들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진 셈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미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란 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면서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이란과의 강력한 외교관계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이란의 대선 결과는 사기라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이란 정부는 현재 국내외 취재진의 활동을 철저하게 제한하고 있다. 국제 언론자유 감시 단체 국경 없는 기자회(RSF)에 따르면 지금까지 적어도 10명의 이란 기자가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개혁파 성향의 시민들은 단문 메시지 블로그 사이트인 트위터, 친목 사이트인 페이스북,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 등을 통해 서로 연락을 유지하고 기존 언론매체를 대신해 시위 관련 뉴스, 사진, 동영상을 외부로 보내는 사이버 시위를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분석했다.

트위터에는 1분에 30건가량의 대선 관련 소식이 올라오고 있으며 미국 정부도 이란 시민들이 트위터를 통해 대선 관련 정보를 알리고 공유하는 것을 돕고 있다. 미국에 있는 트위터 운영진은 당초 15일 정기 점검을 위해 이란 내부 서비스를 잠시 중단할 계획이었지만 미 국무부 관계자의 e메일을 받고 계획을 연기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란 인구 약 7000만 명 가운데 2300만 명 이상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으며, 무사비 전 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4만8000명에 이르는 지지자를 회원으로 두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BBC 국제뉴스 에디터인 존 윌리엄스 씨는 정권이 정보의 흐름을 통제할 수 있던 시대는 끝났다고 평가했다.



장택동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