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과 분위기가 너무 달랐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는 자신감에 차 있었는데 26일 개막하는 로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앞두고는 부담감 때문에 심적 고통이 크다고 했다. 감독은 성장할 시간이 필요하니 격려를 해주라고 부탁했다. 올림픽 자유형 400m 금메달리스트 마린보이 박태환(20단국대사진) 얘기다. 노민상 대표팀 감독(53)과 박태환이 세계선수권 출전을 앞두고 16일 태릉선수촌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노 감독은 시간이 부족했다. 태환이 본인은 열심히 했지만 심적으로 상당한 강박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선수권을 하나의 과정으로 봐 달라. 내년 광저우 아시아경기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게 최종목표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최선을 다하되 성적에는 구애받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박태환은 전담팀을 구성해 1월과 4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서던캘리포니아대로 전지훈련을 떠났지만 훈련량이 부족했다. 6월 1일 대표팀에 합류했지만 지난해 올림픽 때와 같은 수준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박태환은 지난해에는 4년 전 아테네 예선 탈락의 아픔을 겪고 큰 꿈을 꾸며 훈련했다. 그리고 운 좋게 성과가 좋았다. 이번에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는 사실이 가슴을 짓누른다. 하지만 최선을 다했으니 성적에 관계없이 응원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얼마 전 아나콘다에 잡혀 죽을 뻔한 꿈을 꿨다. 그 꿈을 꾼 뒤 훈련이 잘됐다. 최선을 다해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태환은 17일 이탈리아로 떠난다. 나머지 대표팀은 19일 장도에 오른다.
양종구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