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의 자유무역협정(FTA)이 내년 1월 1일 정식 발효된다. 중국 정부는 1월 7일 광시좡()족자치구 구도인 난닝()에서 중국과 아세안 10개국 지도자는 물론 포브스 선정 세계 500대 기업의 상당수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경축행사를 열 예정이다. 중국과 아세안의 FTA 체결은 무역 증대 등 경제적 협력 강화는 물론 중국의 영향력이 남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 10개국 중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필리핀 싱가포르 6개국과 FTA가 먼저 발효되며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등 4개국은 2015년부터 시행된다. FTA가 발효되면 교역 품목의 90%가량인 7000여 상품의 관세가 없어진다. 반관영통신 중국신문망은 중국과 아세안의 교역은 2003년 782억 달러에서 지난해 2311억 달러로 매년 평균 24.2% 증가했으며 FTA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상무부는 FTA 발효는 두 지역의 실질적인 전면적 협력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중-아세안 FTA 지역의 인구는 약 19억 명으로 세계 최대이며, 국내총생산(GDP) 합계 6조 달러(약 7020조 원)에 역내 한 해 무역 규모는 4조5000억 달러에 이른다.
중국은 6년 전부터 난닝에서 중-아세안 박람회를 매년 개최해 아세안 국가들에 넓은 시장을 제공하면서 이들 국가의 시장을 자국의 앞마당으로 만들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 12월엔 광시 및 윈난() 성과 아세안 국가와의 위안화 결제 계획을 발표했다. 또 올해 초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일 때는 말레이시아(800억 위안), 인도네시아(1000억 위안) 등과 통화 스와프 협정을 체결했다.
시진핑() 국가부주석이 이달 21일 미얀마를 방문했을 때 윈난에서 미얀마를 통해 인도양까지 가는 771km 거리의 송유관을 건설하기로 합의한 것은 경제협력을 넘어 전략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 해군의 영향력이 큰 믈라카 해협을 거치지 않고 중동산 석유를 공급받는 루트를 개척한 것으로 중국의 숙원 과제였다. 중국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이 지역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전부터 자리 잡아온 일본의 경제적 입김은 줄어들면서 양국 간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캄보디아가 최근 7월 5일 우루무치() 사태 관련으로 중국을 탈출해 와 망명을 신청한 20명의 위구르족을 송환한 것은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구자룡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