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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친이•친박, 서로 할 말 다하고 국민평가 받으라

[사설] 친이•친박, 서로 할 말 다하고 국민평가 받으라

Posted January. 13, 2010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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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세종시 수정안 관련법이 통과될 수 있느냐 여부는 한나라당이 이름처럼 하나가 되느냐,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계가 의견의 합일을 이루지 못하고 각자 제갈 길을 가느냐에 달려 있다. 수정안 집행을 위해 행정중심복합도시 특별법(세종시법)과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하자면 국회 재석(298석)의 과반수(150석)가 출석해 과반수가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 한나라당은 전체 의석의 57%(169석)를 차지하고 있지만, 최소 52명이나 되는 친박계 의원들이 수정안에 반대하는 한 법안 통과는 불가능하다.

박 전 대표는 어제 '충청여론이 호전돼도 입장 변화가 없을 것이냐 기자들의 질문에 제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분명히 말씀 드렸다고 잘라 말했다. 박 대표와 그를 따르는 의원들을 설득하지 못하는 한 세종시 수정안은 그냥 안으로 그칠 수밖에 없다.

이 시점에서 국정을 책임진 여당의 두 계파가 할 일은 각자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는 각오로 치열하게 토론해 당론을 정하는 것이다. 각자 정치적 이해를 숨기고 고상한 명분타령이나 해서는 국정 혼선을 끝낼 길이 없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국정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협조하라는 주문을 하기에도 우리는 너무 지쳤다. 두 계파가 중대한 국가 현안마다 서로 으르렁거리려면 굳이 한 지붕 밑에 계속 남아 있어야 하느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것도 사실이다.

압력에 밀려 마지못해 회동해 불신과 앙금을 대충 정치적으로 덮고 넘어가는 것도 능사가 아니다. 서로 얼굴을 붉히면서라도 흉중에 들어있는 진의가 무엇인지, 국민 앞에서 다 털어놓고 토론을 벌여보기 바란다. 과연 무엇이 원칙이고, 백년대계인지, 왜 자신들의 주장은 맞고 상대방 주장은 틀리는지, 끝장토론을 벌여 국민의 평가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수도가 양분돼 국가 효율성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국회에서 법으로 통과되고 2007년 대선 때도 약속했다는 이유로 9부2처2청의 이전을 강행하는 것이 원칙이며 신뢰인가. 충청표를 노린 정치인들의 무책임한 포퓰리즘의 사생아라는 이유로 과거 약속을 뒤집고 수정을 하는 것은 또한 국가백년대계에 맞는 것인가. 수정안이 다시 원안처럼 뒤집히거나 무산되지 않고 확실하게 추진될 수 있는가. 수정안대로 해도 정말 다른 지역으로 갈 기업과 재원이 세종시로 빨려 들어가지 않는 것인가. 원안과 수정안 중 어느 것이 국가경쟁력 강화와 국리민복, 그리고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균형발전에 도움이 될 것인지를 놓고 며칠 밤낮이라도 토론을 벌여 무엇이 나라와 국민을 위한 방도인지 담판을 짓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