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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차이용 SAT 부정행위 첫 적발

Posted January. 18, 201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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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태국 등 아시아권과 미국의 시차를 이용한 미국대학수학능력시험(SAT) 부정행위 사례가 경찰에 적발됐다. 그동안 이런 수법의 SAT 부정행위에 대한 소문은 많았지만 수사당국에 의해 실제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SAT 외에도 한국에서 치러지는 토플, 토익 등 국제공인시험에서 한국인 응시자의 성적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제기돼 미국 대학 지원 때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17일 태국에서 SAT 문제를 유출한 뒤 같은 날 미국에서 시험을 치르는 한국인 응시자들에게 문제와 답안지를 전달해 부정행위를 도운 혐의(업무방해)로 서울 강남의 E어학원 강사 김모 씨(37)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해 1월 24일 태국에서 SAT를 치른 태국인 응시자로부터 1만5000원을 주고 시험지를 빼돌린 뒤 이를 12시간 뒤인 같은 날 미국 코네티컷에서 시험을 치르는 유학생 김모 군(19) 등 2명에게 e메일로 시험지와 답안지를 전달해 부정행위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 씨의 e메일 계정과 학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태국에서 빼돌린 문제지와 e메일 전송 기록을 확보했다. 미국 교육평가원(ETS)은 시험지 외부 유출을 금지하고 있지만 태국은 한국에 비해 관리가 허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유명 사립대인 B대 출신으로 알려진 김 씨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E어학원에서 SAT 읽기 과목 명강사로 통하고 있고, 김 군 등은 방학 때 이 학원에서 SAT 수업을 들은 것으로 밝혀졌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학원이 SAT 성적을 확실하게 올려준다며 학생들에게 한 회에 280만300만 원, 평균 12회 수업에 3000만 원 이상의 수업료를 받았다며 고액 수강료를 받고 학생들의 성적을 올리지 못할까 봐 부담스러워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1월 한 차례, 학생 2명에게만 빼돌린 시험문제와 답안을 전송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학원에서 공부한 20여 명도 같은 시험에 응시한 것으로 알려져 김 군 등을 통해 미국에서 이들 수강생에게 다시 전달(포워딩)됐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학원이 부정행위에 개입했을 수 있다고 보고 이 학원 원장 등에 대해서도 수사하는 한편 부정행위 학생들의 성적 변화 등을 파악하기 위해 ETS코리아 관계자도 불러 조사했다.



신민기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