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박시환 대법관이 우리법연구회 해체 앞장서야

한나라당 사법제도개선특위가 사법부내 사()조직인 우리법연구회의 이념적 정치적 성향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회원인 판사들이 쓴 글의 일부를 공개했다. 박시환 대법관은 이 모임 논문집에 이 모임은 회원들의 실력 향상이 아니라 문제의식을 가진 회원들이 재판과정 또는 사법운영에 참여해 법원을 이상적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썼다. 사법부 내 세력화, 재판 및 사법운영에 대한 집단적 영향력 행사를 공공연하게 부르짖는 내용이다. 이런데도 이 모임 성격을 순수 학술단체라고 하는 것은 정직하지 못할 뿐 아니라 국민을 우롱하는 행태다. 판사들이 이런 거짓 주장을 일삼는다면 국민이 이들의 판결인들 신뢰할 수 있겠는가.

박 대법관은 1988년 이 모임 창립에 앞장섰고 지금도 후배 회원 판사들이 박시환 정신을 따르자고 할 정도로 모임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신영철 대법관 징계파동 때 판사들에게 절차와 규정을 지키라는 요구는 합리적 상황에서나 할 수 있는 것이다. 419와 6월 항쟁도 규정은 지키지 않았다며 후배 판사들의 집단행동을 두둔했다. 신영철 대법관의 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행사에 대한 논란을 1960년 독재에 대한 항거나 1987년 민주화 운동과 맞비교하는 것부터가 상식적이지 못하다. 박 대법관은 1988년과 1993년의 사법파동도 사실상 주도해 김용철, 김덕주 대법원장을 중도 하차시켰다. 2003년 최종영 대법원장 때는 대법관 후보 추천내용을 사법개혁에 대한 국민적 기대를 저버렸다고 비판하며 퇴직했다가 2005년 노무현 대통령과 이용훈 대법원장에 의해 대법관으로 발탁됐다.

대법관은 후배 판사들에게 실정법과 보편적 상식에 충실한 재판을 가르쳐야할 위치에 있다. 그런데 박 대법관은 초법적인 혁명적 사고()를 부추기는 듯한 언행을 보여 왔다. 박 대법관의 영향을 받은 우리법연구회 후배 판사들이 쓴 글도 가관이다. 이곳(한국)이 아메리카의 53번째 주()라도 된다는 것인지라며 철없는 반미성향을 드러내는가 하면 이라크 파병은 불법에 대한 방조이자 위헌 친일파 독재로 부()와 권력을 잡은 이들, 그리고 세습한 무리들은 피 묻은 손을 펴볼 생각을 하지 않고라는 등 뒤틀린 의식을 보여준다. 지방의 어느 30대 판사는 정기인사에 앞서 법원장님들께 올리는 글이라는 글에서 일련의 무죄판결 에 대한 비판을 전체주의를 강요하는 것이라고 역비판했다. 주장 자체도 설득력이 없지만 젊은 판사가 정기인사에 앞서 인사기준 등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부터가 사법부의 기강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사법개혁은 사법부 내의 정치적 사조직인 우리법연구회 해체에서 시작돼야 한다. 이용훈 대법원장과 박 대법관이 그 해체에 앞장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