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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병합 불법-원천무효 한-일지식인 214명 성명

한일병합 불법-원천무효 한-일지식인 214명 성명

Posted May. 11, 2010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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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한국과 일본의 지식인 214명이 10일 오후 서울과 도쿄에서 각각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1910년에 체결된 한일병합조약이 사실상 불법 무효라고 밝혔다. 한일 양국의 지식인이 기자회견을 통해 한일병합조약의 원천 무효와 불법성을 언급한 것은 한일강제병합 이후 1세기 동안 처음 있는 일이다.

김영호 유한대 총장과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 등 한국 측 지식인 109명은 이날 오전 11시 반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프레스클럽에서 한국병합 100년에 즈음한 한일 지식인 공동 선언 발표를 통해 한일병합이 원천 무효라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등 일본 측 지식인 105명도 같은 날 오후 도쿄 일본교육회관에서 같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공동성명서는 200장 원고지 23장 분량으로 김 총장과 와다 교수가 조율했다.

양국 지식인들은 이 성명서에서 1965년 한일 기본조약 2조에 있는 1910년 8월 22일 및 그 이전에 체결된 모든 조약 및 협정은 이미 원천 무효(already null and void) 구절에 대한 양국 정부가 유지해온 해석의 차이를 비교한 뒤 조약 체결 때부터 불법 무효라는 한국 측 해석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기본 조약상의 이미에 대해 한국은 조약 체결 당초부터 불법 무효임을, 일본은 1948년 대한민국 성립으로 무효가 됐다고 해석해 왔다고 대조한 뒤 병합의 역사에 관하여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과 왜곡 없는 인식에 입각해 뒤돌아보면 이미 일본 측의 해석을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병합조약 등은 원래 불의부당한 것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당초부터 null and void(원천 무효)였다고 하는 한국 측의 해석이 공통된 견해로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다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한국병합은 대한제국의 황제로부터 민중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의 격렬한 항의를 군대의 힘으로 짓누르고 실현시킨, 문자 그대로 제국주의 행위이며, 불의부정()한 행위였다며 (한일병합) 조약의 전문()도 거짓이고 본문도 거짓이다. 조약 체결의 절차와 형식에도 중대한 결점과 결함이 보이고 있다고 명시했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한국 측에서는 김진현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건립위원장, 이태진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시인 고은 씨 등이, 일본 측에서는 사카모토 요시카즈() 도쿄대 명예교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설가 오에 겐자부로() 씨 등이 참여했다. 양국 지식인은 작년 12월 강제병합 100년 공동성명 준비를 시작해 약 5개월간 수많은 토론과 논의를 거쳤으며 크게 5차례의 절충 끝에 최종 성명서를 마련했다.



허진석 윤종구 jameshuh@donga.com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