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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작년 DJ조문단 파견 임태희 의원이 막후역할

북 작년 DJ조문단 파견 임태희 의원이 막후역할

Posted August. 03, 2010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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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는 정상회담 논의를 위한 지난해 10월 싱가포르 비밀 회동 이전부터도 임태희 비선()라인을 통해 북한과 긴밀한 접촉을 갖고 고 김대중 전대통령 조문단 파견 등 북측으로부터 일련의 대남 유화책을 이끌어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그해 11월 개성공단에서 열린 비밀접촉에서 쌀비료 선()지원에 대한 이면합의서를 요구하는 북측과 정상회담은 지원과 별개의 문제라는 남측의 입장이 맞서면서 당국 차원의 정상회담 논의는 결렬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북소식통들은 2일 지난해 8월 북한이 김기남 북한 노동당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을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단으로 서울에 보낸 것은 임태희 당시 한나라당 의원(현 대통령실장)의 막후 역할이 컸다고 전했다. 임 의원은 두 달 뒤인 10월 노동부 장관 신분으로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논의하기 위한 싱가포르 비밀회담에 참석했다.

대북 소식통들은 또 조문단 파견이후 북한이 내놓은 대남 유화정책들도 임 의원이 이끈 비선 라인이 사전에 북측과 조율한 결과물이었다고 전했다. 북한은 동해안으로 월경했던 800연안호와 선원들을 석방(8월 29일)하고 개성공단 땅값 인상 요구를 철회(9월 10일)했으며 추석 이산가족 상봉 행사(9월 2610월 1일)에 합의했다. 북한은 10월 14일 황강댐 방류 사건으로 남측 민간인 6명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임 의원은 이어진 북한과의 10월 싱가포르 회담에서 연내 정상회담 개최와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 정상회담 후 이명박 대통령 귀환 때 1명 정도의 국군포로 또는 납북자 동행 등 개략적인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에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싱가포르 비밀회동과 임 의원의 비선 활동이 언론에 알려지자 이 대통령은 통일부와 국가정보원 등이 주축이 된 정부 공식라인의 협상단을 11월 7일과 14일 개성공단으로 보내 북측과 새로운 비밀접촉을 갖도록 했다.

개성회담에서 북한은 평양 정상회담 개최와 쌀비료의 선()지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0년 615공동선언에서 약속한 대로 서울 답방을 해야 하며, 대북 지원은 정상회담과 상관없이 북한이 비핵화와 개방의 의지를 보여야만 가능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송환 또는 고향 방문을 할 국군포로와 납북자 수를 10명 이상으로 높였다.

그러자 북한은 정상회담 전에 지원을 할 수 없다면 이면합의서를 써주거나, 아니면 합의문에 남한이 615 및 104선언을 실천하겠다고 써 달라고 주장했고,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면서 회담이 최종 결렬됐다고 대북 소식통들은 전했다.



신석호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