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소속 이시종 충북지사는 그제 정부과천청사로 국토해양부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를 방문해 심명필 본부장에게 큰 틀에서 사업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4대강 사업 이행 여부를 답하라는 국토해양부 공문에 대해서는 자체 4대강 검증위원회가 작업 중이라며 기다려달라고 했으나 사실상 긍정적 답변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지사는 지방선거 기간에 4대강 사업 반대를 내걸었고 당선자 시절에도 4대강 사업을 중단한 뒤 사업 타당성 환경성 검토를 다시 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지난달 취임 후 충북은 낙동강처럼 대규모 보나 준설 등 운하를 의심케 하거나 환경을 파괴하는 것은 별로 없어 사실상 논란거리는 적다며 사업 중단의 뜻이 없음을 밝혔다. 설득력이 떨어지는 반대 공세만 펴다가는 강 살리기도, 주민 편익 증대도 어려워져 결국 자신의 정치적 입지조차 흔들릴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6월 선거에서 3선에 성공한 민주당 소속 박준영 전남 지사는 당선 직후 4대강 반대는 정치투쟁이고 영산강은 지역 현안사업인데 영산강 사업을 정치논리에 따라서 외면해선 안 된다며 4대강 사업 절대반대라는 당론을 비판했다. 박 지사는 이번이 지사직 마지막이므로 눈치 볼 게 없기도 했겠지만, 강 살리기가 절실함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주민의 뜻도 따름으로써 솔직한 정치의 한 사례를 제공했다.
이시종 지사도 늦게나마 실용의 정치로 선회했다면 나라를 위해서나, 주민을 위해서나, 자신을 위해서나 다행한 일이다. 하지만 아직도 낙동강 운하 의심 운운하는 것은 솔직해 보이지 않는다. 낙동강 사업의 공사 내용을 뜯어보면 결코 운하가 될 수 없다. 준설은 강 살리기의 핵심이다. 보() 건설 역시 고도화된 기술로 수량() 확보, 홍수 조절, 환경 살리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제 야당도 트집 잡기를 그만하고 4대강이 제대로 되살아날 수 있도록 응원하는 편이 국가와 국민을 진정으로 위하는 길일 것이다.
같은 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는 정부 공문에 대한 답신에서 무조건 반대만 하지 않고 실증적 조사와 대화를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김종민 부시사를 통해 안지사의 4대강에 대한 태도가 변한 것이 아니고 문제점이 있어 재검토하는 것이라며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정치를 너무 복잡하게 하지 말고 지역민을 비롯한 국민을 위한 정치를 단순명쾌하게 하는 것이 당선시켜준 민심에 보답하는 길이자, 정치인으로서 성장하는 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