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해병대 성추행 피해 병사 기억상실증세

Posted October. 15, 2010 08:20   

中文

해병대 소속 부대 참모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민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의병 제대한 이모 씨(22)가 당시 받았던 정신적 충격으로 기억상실 증세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씨의 변호인 측은 14일 해병대사령부 군사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에서 이 씨가 주치의로부터 간헐적 해리성 기억장애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해리성 기억장애는 뇌의 이상이 아닌 정신적 충격 등 심리적인 이유로 나타나는 기억상실증이다.

실제로 이날 열린 2차 공판에서 이 씨는 사건 당시 정황을 전혀 진술하지 못했다. 이 씨는 피고인인 참모장 오모 대령(47)의 변호인 심문뿐 아니라 검찰의 심문에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만 답했다. 이 씨는 자신이 작성한 진술서의 자필 서명을 확인한 뒤 진술서에 쓰여 있다면 그 내용이 맞을 것이라는 답변만 했다.

현재 이 씨는 이 같은 기억상실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등 증상이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인권센터 측은 이 씨가 자신의 주민등록번호나 다니던 대학교 이름, 집에 가는 길 등을 상당 시간 기억하지 못하다가 다시 기억해 내는 등 기억상실 증세가 간헐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 씨가 성추행 사건으로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양측 변호인은 이 씨의 심문을 비공개로 할 것인지와 이 씨의 전 여자친구에 대한 증인 채택 등에 대해서도 공방을 벌였다. 이 씨의 심문은 결국 공개로 진행됐고, 여자친구의 증인 채택 여부는 재판부가 추후 판단하기로 했다.



이원주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