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인간 배아줄기세포주로부터 혈소판 분화를 유도하고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차병원그룹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은 미국 현지 자회사 스템인터내셔널에서 불임치료 후 남은 수정란에서 추출한 인간배아줄기세포를 혈소판의 전 단계인 대핵세포로 분화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혈소판의 모세포인 대핵세포는 성장하면서 혈소판으로 분화한다. 정형민 스템인터내셔널 대표는 이렇게 배양된 혈소판이 혈액 응고와 수축 기능에서 일반 혈소판과 차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혈소판은 혈액 응고와 상처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혈액세포다. 외상뿐 아니라 화학요법 치료, 방사선 치료, 장기 이식을 받는 환자의 경우 혈소판 수혈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혈소판 수혈은 혈액형에 상관없이 수혈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혈소판은 장기간 보관이 어렵고 혈액 감염의 위험이 커서 대체혈액의 개발이 학계의 오랜 과제였다. 차바이오앤디오스텍 측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수년 내 인공혈액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혈액이 전 세계적으로 매년 4만50009만 L 이상 부족하며 세계 혈액시장 규모는 49억 달러 정도다.
김현옥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인공혈액 연구에서 의미있는 성과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혈액의 양을 수혈이 가능할 만큼 늘려 대량생산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에 아직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셀 리서치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우경임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