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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금고 38호실 부활 후계자 홍보 영화부 신설

김정일 금고 38호실 부활 후계자 홍보 영화부 신설

Posted February. 15, 2011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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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외화벌이를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자금 금고 역할을 해온 노동당 산하 38호실을 부활시켰다. 또 영화부를 신설하는 등 김 위원장의 3남 김정은으로의 세습구도 확립을 위해 당과 행정체계 등을 손질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시 문 연 38호실

통일부가 14일 공개한 2011년 북한권력기구도에 따르면 북한은 우선 2년 전 39호실로 통합해 운영하던 38호실을 다시 개별 전문부서로 분리시켰다. 38호실은 무역과 호텔 운영 등으로 달러를 벌어들여 김 위원장 가족의 자금으로 관리하는 부서. 그러나 2009년 마약 및 무기 거래와 슈퍼노트(100달러짜리 위폐) 제작 등으로 외화를 챙기는 39호실에 통합됐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해 중반부터 38호실이 별도로 활동한다는 정보가 잇따라 들어왔다며 성격이 서로 다른 두 부서를 통합한 이후 기대했던 만큼의 효율성이 없었다는 판단에 따라 원상 복귀시킨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심각한 외화난을 타개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38호실 실장이 누구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39호실은 김 위원장의 비자금 관리 총책임자로 알려진 전일춘이 맡았다. 고려은행 같은 주요 금융기관과 대성타이어공장 같은 공장, 기업소 100여 곳을 직영하는 39호실은 지난해 미국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 제재 리스트에 올라 대외 활동에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계자의 업적 쌓기 포석?

북한은 또 영화부를 신설해 기존 18개였던 노동당 전문부서를 20개로 늘렸다. 아직 성격이나 역할이 명확히 파악되지 않은 이 부서의 존재에 대해 과거 김 위원장이 그랬듯이 김정은도 영화 같은 문화예술 분야에서 업적을 쌓아 능력을 인정받으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지난해 영화 외에도 국립연극극장을 증축하고 향산호텔에 따로 공연장을 만드는 등 문화예술 분야에 부쩍 투자를 늘린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노동당 조직구조도에서는 지난해까지 당 중앙위원회와 대등한 관계로 표시했던 당 중앙군사위원회가 중앙위 산하 기구로 변경됐다. 이는 지난해 북한이 발표한 노동당 개정 규약에서 정확한 상하관계가 확인됨에 따라 수정한 것이라고 통일부는 설명했다.

평양시는 반쪽으로 줄어

북한은 평양시 남쪽인 강남군 중화군 상원군 승호구역 등을 황해북도로 편입시켜 평양시를 축소 개편한 것으로 조선중앙연감을 통해 확인됐다. 이로 인해 평양시 면적이 약 57%, 인구는 50만 명 줄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평양시민에게 지급되는 각종 특혜에 따른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한 궁여지책일 가능성이 크다며 평양에 대한 선택과 집중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행정구역은 기존 11개 시도에서 평안남도 소속이던 남포특급시를 특별시로 승격해 12개로 확대했다.



이정은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