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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헝가리의 레이건 동상

Posted July. 02, 2011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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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널드 레이건(19112004) 전 미국 대통령 동상이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의 미국대사관 앞 자유의 광장에 세워졌다. 헝가리 정부는 사흘 전 제막식을 하면서 냉전을 종식시켜 헝가리인들에게 주권을 되찾게 해준 레이건 대통령에게 감사를 드리며 그를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레이건은 헝가리를 방문한 적이 없지만 헝가리 정부와 국민은 다양한 행사로 고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했다. 3년 전에는 부다페스트 시립공원에 레이건 흉상을 세웠고 올 3월에는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를 발행했다.

헝가리 정부가 언급한 냉전 종식은 레이건의 1987년 6월 12일 독일 베를린 연설에서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레이건은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 베를린 장벽을 바라보며 행한 야외 연설에서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서기장에게 과감한 제안을 했다. 당신이 평화를 원한다면, 소련과 동유럽의 번영을 원한다면, 자유를 원한다면, 이 문으로 나오시오. 이 문을 개방하시오. 이 장벽을 허물어 버리시오라고.

베를린 장벽은 레이건 연설로부터 2년 5개월이 흐른 1989년 11월 9일 거짓말처럼 무너졌다. 레이건 퇴임 10개월 뒤였다. 그의 베를린 연설은 세계의 격변을 예고한 선지자적 메시지였다. 소련을 악의 제국으로 규정하고 재임 8년간 힘을 통한 평화를 추구한 레이건의 대소()정책은 냉전 종식의 원동력이었다. 시사주간지 유에스뉴스 앤드 월드리포트는 2007년 레이건의 베를린 연설을 역사에 남을 만한 미국 대통령의 명연설 7개 가운데 하나로 선정했다.

헝가리의 레이건 동상 제막 소식을 접하면서 인천 자유공원에 있는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 동상이 떠올랐다. 맥아더는 스탈린의 사주를 받은 김일성이 일으킨 625전쟁 중에 자유 대한민국을 공산화 위기에서 건져냈다. 625 참전 결단을 내린 해리 트루먼 대통령, 인천상륙작전을 감행한 맥아더 장군, 이름도 몰랐던 나라에서 생명을 바친 수많은 유엔군이 없었다면 지금 우리는 김정일 치하에 살고 있을 것이다. 과격 단체들이 가끔 시위를 벌이고 동상을 파괴하려 해 인천 자유공원의 맥아더 동상 앞에는 굵은 쇠사슬이 쳐지고 경찰이 항상 경비를 서야 한다. 맥아더가 통일을 방해했다고 떠드는 사람들은 분명 공산체제로의 통일을 꿈꾸는 사람들일 것이다.

방 형 남 논설위원 hnb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