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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뮤지컬 입장료 거품

Posted July. 16, 2011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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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아트센터에서 최근 공연됐던 뮤지컬 모차르트는 인기 남자 배우 4명을 내세운 전략이 맞아떨어져 흥행에 성공했다. 임태경 박은태 전동석 김준수가 번갈아 모차르트 역할을 맡았다. JYJ 멤버 시아준수(김준수)가 등장하는 공연은 티켓 오픈 개시 5분 만에 전석이 매진됐다. 일부 시아준수 팬은 인터넷이 느리면 티켓을 살 수 없다며 티켓 오픈 시간에 맞춰 PC방에 몰려갔다. 한 여대생은 시급 4000원 알바를 해서 모은 돈 13만 원을 티켓 값으로 지불했다고 말했다.

베를린 필 등 저명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의 VIP석 가격은 45만 원에 이른다. 이들 오케스트라가 미국 독일 일본 등에서 공연할 때의 입장료에 비해 훨씬 높은 가격이다. 저명 오케스트라만 놓고 보면 한국의 입장료가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관객층이 두텁지 않은 클래식 공연의 특성상 공연 횟수가 적어 공연 단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주최 측은 설명한다.

뮤지컬 입장료도 거품 논란을 빚는다. 뮤지컬의 본고장인 미국 브로드웨이나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뮤지컬 입장료 최고가는 100달러(약 10만5000원) 안팎이다. 반면 국내 뮤지컬 티켓의 최고가는 13만14만 원으로 우리가 미국 영국보다 소득 수준이 낮은 점을 감안하면 바가지요금이라는 불평이 나올 만하다. 국내 시장조사기관 트렌드모니터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장 선호하는 공연은 뮤지컬(35.8%)과 콘서트(22%)였다. 비싼 가격 때문에 뮤지컬은 부유층의 문화라는 인식이 강했으나 선입견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뮤지컬 관람객은 경제력이 높지 않은 20, 30대 여성이 대다수다. 공연제작자들이 뮤지컬에 매료돼 있는 젊은 여성들을 상대로 상혼을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뮤지컬제작사인 신시컴퍼니가 8월 30일부터 서울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 개관 작품으로 공연하는 맘마미아는 입장료를 낮추었다. VIP석 11만 원, R석 9만 원, S석 7만 원이다. 2001년 오페라의 유령 이후 국내에서 제작한 대형뮤지컬 R석의 가격이 10만 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처음이다. 맘마미아는 국내 공연 때마다 관객이 많이 들었던 작품이다. 검증된 콘텐츠에 대한 자신감이 티켓 거품 빼기로 이어졌다. 문턱이 더 낮아지면 뮤지컬을 사랑하는 팬의 기반이 넓어질 수 있을 것이다.

정 성 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