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골적이고 총체적인 모방이다.(애플 측 대리인)
애플은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있다.(삼성전자 측 대리인)
여기는 대한민국 법정이다.(재판장)
특허권 침해 여부를 두고 각국 법원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11일 또 한 번 맞붙었다. 삼성 스마트폰이 자사() 디자인과 기술을 침해했다며 애플이 삼성을 상대로 낸 특허권 침해 금지 및 손해배상 소송의 첫 변론 준비기일에 양측은 준비해 온 동영상 프레젠테이션으로 재판부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노력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1부(부장판사 강영수) 심리로 동관 367호 소법정에서 진행된 재판은 법정에 50명이 넘게 몰려 문도 닫지 못한 채 진행됐다.
애플의 창갤럭시탭 10.1에도 소송 낼 것이다.
포문은 애플이 먼저 열었다. 애플 측은 아이폰과 갤럭시S의 유사성을 재판부에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동영상을 선보이며 화면 조작 기술 특허와 디자인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법정 안에 있는 흰색 스크린에는 아이폰과 갤럭시S에 대해 각각 터치스크린을 가장자리까지 밀면 튕겨나는 장면 잠금 슬라이드를 밀어 전화기 사용을 활성화시키는 장면 아이콘 배열구조와 모양 등이 촬영된 동영상이 재생됐다.
또 애플은 갤럭시S가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사용 인터페이스는 물론 포장 껍데기와 제품 케이스 디자인과 제품 수납방식까지 베끼고 있다며 노골적이고 총체적 모방으로 두 회사 제품 사이에 혼동 가능성이 커 애플이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소송 제기 후 삼성이 새롭게 선보인 갤럭시탭10.1의 생산과 양도를 금지하고 제품을 폐기하라는 취지로 소송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의 방패애플 기술은 이미 나온 것이다.
애플의 프레젠테이션이 끝나자 삼성은 애플이 권리를 과대 포장해 공공영역을 사유화하고 있다며 반격했다. 삼성은 애플이 주장하는 터치스크린 기술과 디자인은 이미 수년 전부터 미국 해외 학회에서 발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삼성은 미국 인공지능연구학회가 발표한 논문과 발표 당시 공개된 동영상을 선보였다. 이때 애플 측 동시 통역사의 통역 속도가 빨라졌다.
삼성은 아이폰 디자인 역시 애플이 특허를 주장할 수 없을 정도로 보편화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삼성은 그 예로 경쟁사인 LG전자가 2006년 9월 유럽연합(EU) 공개 디자인으로 채택된 이른바 프라다폰 디자인까지 화면에 나타내 아이폰과 비교하며 방어에 나섰다. 또 삼성과 애플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인식 없이 시민들이 상품을 구입하는 것도 아니다고 반박했다.
앞서 독일 법원의 가처분 결정을 두고 양측 공방이 이어지자 강 부장판사는 여기는 대한민국 법정이라고 지적했다. 양측은 다음 변론 기일을 정하는 데도 신경전을 벌이다 추석 전인 다음 달 5일까지 삼성이 답변서를 제출하고 같은 달 23일 재판을 열기로 했다.
장관석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