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구제역 재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31일 경북 포항에서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돼 방역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농림수산식품부는 31일 경북 포항의 한 한우농장에서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돼 정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농장에서 키우는 한우 14마리 가운데 1마리가 침흘림과 사료 섭취 저하 등 증세를 보여 농장주가 이날 오전 직접 포항시에 구제역 의심신고를 했다.
농식품부는 검사 결과는 1일 오전 나올 예정이라며 만약 양성으로 판명되면 잠재해 있던 구제역 바이러스가 기온이 낮아지면서 다시 활동하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4도 이하의 온도에서 활동이 활발해지기 때문에 겨울철이 특히 위험하다. 방역 관계자는 4월 20일 마지막 양성 구제역 발생 이후 8월 30일까지 들어온 12건의 구제역 의심신고 중 양성은 한 건도 없었다며 그러나 이번 건은 기온이 떨어진 후 발생한 것이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구제역 의심 가축 신고가 들어온 농가를 일단 격리 조치키로 했다.
이번에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인 소는 올 초부터 지금까지 총 3차례에 걸쳐 구제역 백신을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적으로 백신을 맞으면 구제역에 대한 항체가 생기지만 가축의 면역력이 약해지는 등 특이한 상황에서는 항체가 안 생길 때도 있다. 농식품부는 해당 농장 농장주는 이달 초 4일간 중국 베이징을 여행하고 돌아왔다며 그러나 입국할 때 공항에서 소독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만약 이번 의심신고가 양성으로 확인될 때 중요한 것은 구제역 바이러스의 종류다. 방역당국은 올해 전국 축산농가에 A, O, Asia1형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을 보급했다. 이번 바이러스가 이 중 하나에 해당되면 감염 가축만 도살 처분하면 된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이 3종 중 하나다. 그러나 이번 바이러스가 새로운 유형에 해당하면 올 초와 같은 전국적 구제역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임우선 장영훈 imsun@donga.com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