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손기정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뒤 국민 영웅이 됐다. 동아일보는 8월 25일자 신문에 그의 승리를 전하며 한 가지를 바꿨다. 손기정의 젖은 셔츠에 붙어 있는 일장기를 지웠다. 일본 식민지 정부는 동아일보 기자 8명을 징계하고 9개월간 정간 조치를 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5일 손기정 선생(19122002)의 국적을 한국이라 적시하며 그를 한국민의 자긍심이라고 표현했다. IOC 홈페이지는 손기정 코너(www.olympic.org/kitei-son)에 일제강점기 한국인 손기정의 아픔을 실었다. 동아일보의 명예로운 역사도 함께 담았다.
대한체육회(KOC)는 지난달 말 IOC에 손 선생의 일본 이름과 국적을 바꿔 달라고 요청했다. IOC는 KOC의 요청을 일부 받아들여 손기정 코너에서 그의 우승 소식과 함께 시대 배경을 상세하게 다뤘다.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동메달을 딴 남승룡 선생(19122001)도 처음으로 언급했다.
IOC는 한국의 손기정은 1935년 11월 3일 2시간26분42초의 마라톤 세계신기록을 세웠다고 적었다. 다만 손기정 코너 메인 화면은 손기정(Sohn kee chung)이 아닌 일본식 이름 기테이 손(Kitei Son)으로 바뀌지 않았다. 베를린 대회 당시의 기록은 역사이기에 바꿀 수 없다는 거였다.
황태훈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