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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슈퍼 이어(Super Year)

Posted December. 30, 2011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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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은 용의 해 임진년()이다. 10천간() 중 검은색을 뜻하는 임()과 12지지()에서 용을 의미하는 진()이 결합한 임진년은 60년을 주기로 찾아오는 흑룡()의 해다. 흑룡은 임금 대권 승천() 전쟁 불안의 복합적 의미를 지닌다. 임금을 상징하는 흑룡의 해에 태어나는 아이는 커서 훌륭한 사람이 된다는 속설()이 있다. 반면 1592년의 임진왜란처럼 큰 전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내년에는 세계 곳곳에서 정치지도자의 교체나 중요한 선거가 예정돼 있다. 1월의 대만 총통 선거를 시작으로 3월 러시아 대통령 선거, 4월 프랑스 대선이 기다린다. 10월에는 중국에서 후진타오를 잇는 5세대 지도자 시진핑 체제가 출범하고 11월의 미국 대선, 12월의한국 대선으로 이어진다. 1년 안팎의 단명 정권이 속출한 일본은 언제라도 총리가 바뀔 수 있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글로벌 정치 빅뱅의 해인 2012년의 특징 때문에 슈퍼 이어(Super Year)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에도 리더십 변화의 격랑이 거세게 밀어닥칠 것이다. 북한 독재자 김정일이 2011년의 마지막 달인 12월에 급사()하고 아들 김정은이 3대 세습을 시작하면서 슈퍼 이어의 막이 사실상 올랐다. 내년 이맘때면 2013년부터 5년간 한국을 이끌어갈 새 대통령 당선자가 탄생한다. 한반도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의 주변 4강지도자 중 상당수도 새로운 얼굴로 바뀔 수 있다.

2011년 지구촌은 아랍의 봄으로 상징되는 정치적 민주화 열풍과, 유럽발 재정위기에 따른 경제적 불안이 교차한 해였다. 내년은 세계경제 혼미와 정치 리더십 교체, 국가간 위상 변화로 정치 경제적 불확실성이 한층 커질 것이다. 슈퍼 이어나 흑룡의 해는 우리에게 기회일 수도, 위기일 수도 있다. 정치인 기업인 공무원을 비롯해 모든 국민이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역사의 수레바퀴에 치어 내팽개쳐질지 모른다. 바깥세상의 흐름에 눈과 귀를 막고 폐쇄적 사고()와 내분으로 나라까지 잃은 구한말의 비극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슈퍼이어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권 순 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