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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 6500t 하역후 기름탱크 청소중 꽝 선체 두동강

휘발유 6500t 하역후 기름탱크 청소중 꽝 선체 두동강

Posted January. 16, 2012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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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에서 휘발유를 하역한 뒤 충남 대산항으로 되돌아가던 유류 운반선이 해상에서 폭발해 선원 5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됐다. 선원 16명 중 5명은 구조됐다.

15일 오전 8시 5분경 인천 옹진군 자월도에서 북서쪽으로 약 6km 떨어진 해상에서 부산선적 4191t급 유류운반선인 두라3호 갑판에 설치된 유류탱크가 청소과정에서 폭발했다. 이 사고로 유류탱크에서 유증기를 빼내는 등 청소하던 3등 항해사 이종완 씨(22)와 미얀마인 선원 뗏나잉원(38), 묘민자우 씨(32) 5명이 숨졌다. 청소작업을 돕던 1등 항해사 유준태 씨(52)와 갑판원 산툰린 씨(33) 등 6명은 실종됐다.

그러나 폭발현장에서 20여m 이상 떨어진 조타실과 기관실 등에 있던 선장 안상원 씨(57)와 기관장 최일권 씨(59)를 포함한 한국인 선원 5명은 사고현장 부근에서 조업하던 어선에 의해 모두 무사히 구조됐다.

사고가 나자 인천해경은 해군과 함께 경비함과 고속정 등 30척과 헬기 2대를 사고 해역에 급파해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였다. 또 폭발로 두 동강이 난 채 침수된 두라3호에 실려 있는 벙커C유와 경유 126t을 다른 선박으로 옮기는 한편 기름유출을 막기 위해 오일펜스를 설치했다.

펑 소리와 함께 선체 두 동강

두라3호는 이날 오전 6시반경 충남 대산항에서 선적한 휘발유 6500t을 싣고 와 인천항 SK부두에 모두 하역한 뒤 대산항으로 출항했다. 1시간여가 지나 자월도 부근을 지날 때 선장 안 씨의 지시로 이 씨 등 11명은 유류탱크 청소작업에 들어갔다가 사고가 났다. 안 씨 등 생존자 5명은 사고가 난 뒤 인천해경 경비함으로 옮겨 탄 뒤 사고 조사과정에서 펑하는 굉음과 함께 유류탱크가 폭발하며 선체가 심하게 흔들렸다고 진술했다. 사고 현장에서 20여m 정도 떨어진 조타실 유리창이 깨질 정도로 폭발력이 컸다는 것이다. 이들은 사고 당시 조타실에서 근무하거나 기관실과 침실 등에 있어 변을 당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씨 등은 유류탱크에 붙어 있거나 작업을 돕기 위해 갑판주변에 있다가 폭발과 함께 바다에 떨어지거나 시설물에 끼어 숨졌다. 유류탱크가 폭발함에 따라 두라3호의 선수가 솟아올라 배는 두 동강이 났다. 선장 안 씨는 인천항을 출항한 뒤 유류탱크 청소작업을 시작한 지 2030분여 만에 폭발해 연평도 포격 도발이 재발한 것으로 착각했다며 당시 사고현장 주변에는 폭발을 일으킬만한 시설이나 작업이 진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증기 배출 안전사고인 듯

사고가 난 뒤 두라3호 선사인 두라해운 관계자는 유류탱크 안에 남아 있는 가스(유증기)를 빼는 가스 프리 과정에서 사고가 난 것 같다고 추정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두라3호는 평소에 경유를 운반하는데 이번에는 휘발유를 운반했는데 이것이 사고와 관계가 있는 지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평소 운반하던 경유 찌꺼기가 남아 있는 유류탱크에 휘발유 가스 등이 섞인 상태에서 이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폭발했을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해경도 비슷하게 판단하고 있다. 사고해역에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는 인천해경 511경비함 김성훈 함장은 유류탱크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배가 두 동강이 난 것으로 미뤄 탱크 안에 폭발성이 강한 휘발유 찌꺼기나 가스 등과 같은 인화물질이 많이 남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그러나 안전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청소작업을 하다가 빚은 사고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우선 위험화물적재선박(액체화물을 수송하는 선박) 소유자는 위험물을 다루는 자격증이나 교육을 받은 승무원을 배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발 살아만 있길

두라3호 선사가 있는 부산 영도구 대평동 두라해운에 이날 오전 11시부터 속속 도착한 사망자와 실종자 가족 10여 명은 침통한 표정으로 제발 살아 있어만 달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오열하거나 고개를 숙인 채 기도를 하는 가족들도 있었다. 가족들은 도대체 왜 멀쩡한 배가 폭발한단 말이냐, 기름을 가득 실은 것도 아니고 잔류가스 때문에 큰 배가 두 동강이 날 수 있느냐, 빨리 인천 사고 현장으로 우리를 보내 달라며 선사에 항의했다.

해경은 폭발로 숨진 이 씨 등 5명의 시신을 인천 남구 숭의동 성인천한방병원 장례식장에 안치했다.



황금천 차준호 kchwang@donga.com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