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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배 취한 유럽산 위스키

Posted June. 11, 2012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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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판매되는 유럽산() 위스키의 소비자가격이 세금을 포함한 수입가격의 5.1배에 이르고 외국보다 평균 36%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소비자연대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유럽산 수입 위스키의 유통단계별 가격 및 외국과의 가격 차,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전후 가격 동향을 조사해 10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유럽에서 생산돼 국내로 수입되는 위스키 15종의 소비자판매가격은 100mL당 평균 1만3501원으로 세금이 포함된 수입가격(2664원)의 5.1배였다. 이는 위스키 수입업체와 유통업체가 챙기는 마진이 수입가격의 410%에 이른다는 것으로, 공정위가 앞서 발표한 유럽산 전기다리미(130%)와 프라이팬(190%)보다도 유통마진율이 컸다.

녹색소비자연대 관계자는 수입 위스키의 유통마진율은 물류비용을 감안해도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수입업체 대부분이 해외 제조사의 국내 지사로 제품 유통권한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수입 위스키 가격은 외국에 비해서도 비싼 편이었다. 한국과 영국, 미국, 일본 중 2개국 이상에서 판매되고 있는 위스키 18개 제품의 평균 소비자가격을 비교한 결과 한국은 100mL당 평균가격이 1만5141원으로 3개국 평균인 1만1131원보다 36.0% 비쌌다. 국내 위스키 가격은 영국(1만386원)보다 45.8%, 운송거리가 비슷한 일본(1만1924원)보다 27.0% 비쌌다.

제품별로는 글렌피딕 21년의 국내 가격이 100mL당 4만4667원으로 영국(1만8426원)보다 140% 비싸 가격차가 가장 컸다. 같은 위스키라도 판매점에 따라 가격에 큰 차이가 있었다. 백화점 판매가격은 100mL당 평균 1만5130원이었지만 주류 전문점은 1만4555원, 대형마트는 1만3772원이었다. 발렌타인 17년과 발렌타인 파이니스트, 발렌타인 마스터스, 윈저 21년, 킹덤위스키 12년은 백화점 가격이 대형마트나 주류전문점 가격보다 20% 이상 비쌌다.

대형마트 가격이 가장 낮기는 했지만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등 3개사가 판매하는 위스키 가격이 모두 비슷해 담합 가능성도 제기됐다. 녹색소비자연대 관계자는 대형 유통업체의 소비자 판매가격이 비슷한 원인을 분석한 뒤 담합 혐의가 있으면 공정위에 조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7월 한-EU FTA 발효로 위스키에 붙는 관세는 20%에서 15%로 낮아졌는데도 유럽 현지 위스키 원액 가격 인상으로 올 1분기 수입가격이 전년 동기보다 1.41% 상승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