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서울 강남, 비켜 해운대 유통트렌드 1번지로 떠오른다

서울 강남, 비켜 해운대 유통트렌드 1번지로 떠오른다

Posted July. 14, 2012 07:09   

中文

2003년 1월 17일, 당시 대한민국 부()의 상징이던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지하에 신세계가 문을 연 국내 최초의 고급 슈퍼마켓인 스타슈퍼는 큰 화제를 모았다. 보통 제품보다 몇 배 비싼 농수축산물과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해외 식료품이 즐비했다. 값비싼 식자재를 구경하러 오는 관광객들도 많았다.

그로부터 약 10년이 지난 올해 6월 29일, 신세계는 프리미엄 슈퍼마켓 SSG의 첫 번째 점포인 마린시티점을 강남이 아닌 부산 해운대구 우동 72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인 해운대아이파크에 열었다. 2호점인 서울 강남구 SSG 청담점은 이보다 일주일 늦은 이달 6일 개점했다. SSG는 미국 뉴욕의 첼시마켓과 미국 유기농 전문 유통업체인 홀푸즈마켓을 표방한 한국형 프리미엄 슈퍼마켓이다.

10일 방문한 마린시티점은 서울에서도 쉽게 보기 힘든 다양한 식자재를 판매하고 있었다. 매장 면적은 3088m. 영국 프리미엄 식품 브랜드 웨이트로즈(Waitrose)와 영양 바(bar) 브랜드인 앱킨스(apkins) 풀 바(Full bar), 기능성 소금 편집매장 등이 눈길을 끌었다.

부산 해운대가 서울 강남을 뛰어넘어 대한민국 트렌드 1번지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1호점 강남 대신 해운대 선택 늘어

해운대구 우동에는 하루가 다르게 고급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들어서고 있다. 사업 진출 초기 해운대에 1호점을 내며 테스트마켓으로 삼는 경우도 많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신세계 센텀시티점에 임시전시관을 마련한 세계적인 밀랍인형 전시관인 마담투소는 9개월간 운영해 본 뒤 해운대 상설관 건립을 검토 중이다. 일본 후쿠오카에 본사를 둔 트라이얼컴퍼니도 지난해 3월 해운대에 중소형 슈퍼마켓 트라박스 1호점을 냈다.

하이엔드 럭셔리(초호화)를 지향하는 6성급 호텔도 해운대로 진출하고 있다. 우동 마린시티에 들어서는 파크하얏트부산에는 3층짜리 초호화 연회장이 세계에서 처음 들어선다. 프라이빗 다이닝룸으로 불리는 이 연회장에는 고객이 원하는 음식을 주문하면 요리사가 그 자리에서 즉석 조리하는 신개념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고급 레스토랑과 SPA 브랜드도 해운대로

해운대가 트렌드 시티로 떠오르는 이유는 이곳이 신흥 부촌()으로 자리 잡으며 유행에 민감한 젊은 고소득층 주민이 늘었기 때문이다. 신세계가 이 지역 상권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해운대구 우동 주민 1인당 식품 구매금액(객단가)이 서초구보다 20% 이상 많다.

부동산컨설팅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 지역 고소득층의 절반 이상이 사업체나 병원을 운영하거나 법조계에 종사하고 있다며 외국 문화에 익숙하고 외식비율이 높은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부산울산 고속도로(2008년 개통)와 거가대교(2010년 완공)가 개통되며 울산과 거제 지역 부유층이 쉽게 부산을 찾을 수 있게 된 것도 이 지역의 상권과 문화를 바꾸는 데 한몫 했다. 교육열 높은 중상류층의 비중이 늘어나며 서울 강남의 유명 학원들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지난해 11월 30일 입주를 시작한 위브더제니스(1755채)와 해운대아이파크(1631채)에는 서울 강남의 가로수길에서 인기를 얻은 에이프릴마켓 오리엔탈 스푼 등이 문을 열었다. 주상복합 일대는 국내외 커피 전문점들의 전쟁터로 변하고 있다. 해운대구 우동에는 스타벅스 매장만 10개로 강남의 삼성동(8개) 신사동(6개)보다 많다 스웨덴 SPA 브랜드인 H&M은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에 2층짜리 매장을 짓고 있다. H&M이 서울이 아닌 지방에 대규모 매장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염희진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