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재외선거 유권자 등록 시작

18대 대통령 재외선거 국외부재자 신고 첫날인 22일 낮 12시 20분, 일본 도쿄 총영사관 3층에 사할린 강제징용 피해자인 88세의 이희팔 옹(사진)이 들어섰다. 번호표를 받아든 그는 눈을 감은 채 차례를 기다렸다. 순서가 되자 미리 준비해 온 여권과 외국인등록증, 등록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윽고 나온 18대 대통령 재외선거 국외부재자 신고접수증을 본 그는 긴 안도의 한숨을 내쉰 뒤 만면에 미소를 지었다. 올 3월의 한이 풀리는 듯한 표정이었다.

이 옹은 일제강점기인 1923년 경북 영양군에서 태어나 1943년 러시아 사할린 탄광에 끌려갔다. 그는 411총선에서 생애 처음 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3월 28일 주일 한국대사관을 찾았다. 하지만 투표 직전 본인 확인 과정에서 국외부재자 신고가 안 돼 투표를 하지 못했다. 등록을 도와주던 민단에서 미처 챙기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부재자 신고를 마친 이 옹은 일본에 산다고 해서 일본인은 아니다. 몸과 정신은 대한민국 국민이다며 대통령 선거에서는 반드시 한 표를 행사할 것이다고 말했다. 재외선거 국외부재자 신고는 이날부터 10월 20일까지 91일간 진행된다.

박형준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