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사관학교 출신의 여군 대위가 31일 목에 총상을 입고 부대 안에 주차된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돼 군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육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0분경 경기 안양시 만안구 박달동에 위치한 모 부대 소속 홍모 대위(30)가 숨져 있는 것을 부대원들이 발견해 군 수사당국에 보고했다. 발견 당시 승용차 문은 잠겨 있었다. 승용차 안에서는 K-1 소총과 탄피 1발이 발견됐다. 육군 관계자는 홍 대위가 아침 회의에 참석하지 않아 부대 간부들이 찾아 나섰다가 시신을 발견했다며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육군은 일단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만큼 K-1 소총을 사용한 자살에 무게를 두면서도 타살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은 채 정확한 사인을 규명 중이다. 군의 조사에 따르면 홍 대위는 이날 오전 6시 반경 남편 김모 대위와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위가 사망한 주차장과 부대는 150m가량 떨어져 있으며 총성은 아무도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대 내에서 불합리한 조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에 대해 육군은 정상적으로 부대 생활을 했으며 부대 내부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군 일각에선 해당 부대가 탄약 관리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제 승용차 안에서 발견된 탄피는 홍 대위가 근무하는 부대의 5분대기 임무용 실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육군은 홍 대위는 5분대기조 중대장 임무를 맡고 있어 총기를 휴대한 자체는 문제가 없다며 5분대기조 탄약을 탄약함에 넣는 과정에서 빼낸 것으로 추정된다.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홍 대위가 실탄 1발을 휴대하게 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