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9일 베트남 국빈방문 공식 첫 행사로 하노이의 호찌민 묘소를 찾아 극진한 예의를 갖춰 헌화했다. 베트남의 국부()로 불리는 호찌민은 박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월남 파병을 단행했을 때 적의 수장이었던 만큼 묘한 인연인 셈이다.
박 대통령은 호찌민 묘소 입구로 다가가 베트남식 참배 의식에 따라 조화로 장식된 리본을 묘소 앞 조화 꽃다발에 붙이며 예의를 표했다. 박 대통령은 묘소 안으로 걸어 들어가 안에서 잠시 묵념을 하기도 했다. 매주 월요일 호찌민 묘소는 공개를 하지 않는 날이라고 한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공식행사 첫 순서로 호찌민 묘소를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베트남 정부에 전달해 특별히 묘소를 개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 측도 응우옌티하이쮜엔 노동보훈사회부 장관이 박 대통령을 안내하며 성의를 보였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쯔엉떤상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마친 후 호찌민 거소지를 방문해 직접 둘러보기도 했다. 이날 베트남 국가주석과 주석궁에서 진행한 협정서명식 및 정상회담 결과 발표 기자회견도 호찌민의 얼굴상 밑에서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전날 한-베트남 경제협력인 만찬에서는 호찌민의 좌우명인 지벗비엔 응번비엔( 변하지 않는 것으로 모든 변화하는 것에 대응한다)을 언급하며 우정과 신뢰가 변치 않는다면 어떤 변화와 도전도 함께 대응해나갈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이번 방문 기간에 베트남인들과 마음을 나누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한 만큼 그들이 존경하는 호찌민에 대해 최대한 성의 표시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노이=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