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단이 2일 만나 국회 정상화방안을 논의했지만 협상의 물꼬를 트지 못했다. 여야 대표단은 3일 오전 다시 만나기로 했지만 여야 간 의견차가 큰 상태다. 다만 여야 모두 새해 예산안을 연내에 처리해야 한다는 데 부담을 갖고 있어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도 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최경환 원내대표와 민주당 김한길 대표,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관 귀빈식당에서 첫 4자 회담을 열어 새해 예산안과 민주당이 요구하는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특검 문제 등을 논의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새누리당 유일호민주당 김관영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양당 대표단이) 하루라도 빨리 정국을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일 회동에서 깊이 있는 대화가 오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결국 특검 문제에 대해 여야가 어떻게 의견을 좁힐지가 협상의 키가 될 전망이다. 여권에서는 특검 불가 강경론이 다소 누그러지는 분위기도 있어 금주 중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황우여 대표가 검찰수사를 지켜본 뒤 미진하다고 판단되면 특검을 실시하자는 제안을 통해 협상의 실타래를 풀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특검을 하더라도 검찰 수사보다 더 많은 내용이 나올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내년도 예산안과 주요 법안 처리에 민주당이 협조를 약속하는 것을 전제로 특검을 수용하는 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여권 핵심부에서는 야당이 내년 지방선거 때까지 특검 수사 내용을 이슈화해 정쟁 도구로 사용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우려가 여전한데다 민주당이 합의 이후 또 다른 요구를 해오며 법안 처리를 해주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특검을 수용해서는 안 된다는 기류도 강한 편이다. 특검 도입에 합의하더라도 특검의 주체, 시기, 대상 등을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